모든 지식의 교차점에서 사유의 경계를 허물다.
무난함의 중력을 거스른 건축 거장들의 원칙들
기하학적인 문양이 있는 깔끔한 흰색 표지의 책 <팁 프롬 더 탑> 건축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지만 건물과 공간에 대해 문외한인 나 같은 사람이 읽어도 괜찮은 책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건축이나 설계” 에 대한 전문적인 이야기라기보다는 오히려 모두에게 적용 가능한 “성공적인 건축가가 되기 위하여”라는 제목을 달 수 있는 책이다.
부제인 “창작의 기본과 이니셔티브에 관한 원칙 66”에서도 얼핏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선배 건축가들이 후배나 제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66개의 조언을 담은 책이다. 그러니까 건축 기술과 설계 방법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이 분야에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말하자면 “좋은 건축가가 되려면 무엇을 갖추어야 하는지”를 말해주는 책이라고 하겠다. 조언들 중에서 반복되는 것을 몇 가지 언급하자면 우선 “기본에 충실하라”였다. 어떤 분야건 마찬가지이겠지만 기본에 충실한 사람들의 건축 작품은 어딘지 모르게 단단하고 현실적이라는 느낌을 준다. 사람에 비유하자면 겉치레가 없고 단순하지만 인성이 좋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주는 그런 건물이랄까?
그다음으로 반복되는 조언은 “경험”에 관한 것이었다. 아무래도 건축도 디자인이 요구되는 창조적인 분야인 만큼 디자이너들이 갖춰야 할 소양 중에서 상상력, 독창성, 창의성 등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겠는가? 그 누구보다도 책을 많이 읽고 여행을 많이 다녀라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 와중에 반드시 영감을 얻을 것이기 때문에.
내 마음에 가장 들었던 조언은 바로 “환경”에 관한 것이었다. “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져라”라던가 “자연을 경외하라” 혹은 “지구를 생각하라”라는 글들은 결국 이 모든 일은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들뿐만 아니라 다른 살아있는 모든 존재를 위하는 쪽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로 들렸다.
“21세기에 들어선 지금, 인류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지구를 돌보아야 할
책임을 지게 되었다. 우리는 이 행성에서 삶과 행복을 이어갈 수 있는 능력에
직결되는 수많은 도전 앞에 서 있으며, 그 무거운 책무를 피할 수 없다.”
이 책 <팁 프롬 더 탑>은 건축이라는 분야를 다루고 있지만 이 안에 담긴 이야기들은 창조적인 분야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 혹은 스스로 삶을 만들어가고 싶은 사람들이 읽어도 좋을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굳이 처음부터 안 읽어도 되고 아무 곳이나 펼쳐도 마음의 양식이 되는 좋은 글이 기다리고 있다. 전반적인 삶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듯한 매우 지적이고 교양 있는 책 <팁 프롬 더 탑>을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