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과 진리, 사랑과 공감, 자유와 정의...
당신은 무엇에 의지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역사학자, 작가, 과학자, 철학자
그리고 언론인이 세상과 삶에 답하다.
"왜 우리는 이렇게 믿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들을 모아놓은 책 <무엇이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가> 이 책은 단순한 철학 에세이 모음집이 아니라 팟 캐스트에 참여한 31명의 지성들이 자기 신념에 따른 깊이 있는 사유를 대담 형식으로 풀어놓은 글이다. 대담집 형식이기에 철학적인 내용이라도 이해하기가 많이 어렵지 않다. 인터뷰에 참여한 석학과 지성인들이 어떤 이유로 특정 가치 - 이성, 과학, 진리, 사랑, 존중, 공감, 자유, 평등, 정의 -를 삶의 중요한 가치 기준으로 삼게 되었는지의 여정이 담겨 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이 책은 마치 "과학"이라는 학문이 세운 절차를 따르고 있다는 점이었다. 한마디로 규정하고 따르는 철학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하고 재검토하고 바꾸는 철학이라는 점. 저자들은 자신이 믿는 것을 독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주입하려 하기보다는 " 내가 이렇게 믿게 된 이유는 이러하다. 이제 당신도 그것을 스스로 한번 고민해 보라 "는 식으로 독자들에게 주도권을 돌려주는 느낌이다. 마치 훌륭한 교사들이 학생에게 답을 알려주기보다는 사고의 방향을 열어주는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공감했던 글들을 살펴보자면, “우리는 누구나 변화할 수 있고 배울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인간의 뇌가 가진 놀라운 점이죠”라고 말한 심리학자 리처드 와이즈먼의 글이었다. 우리는 평소에 곧잘 “나는 운이 없어”라는 말을 하곤 하는데, 그의 주장에 따르면 대게 운을 자기 스스로가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자신을 평소에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운이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사회적 관계도 좋고 회복 탄력성도 높다는 것. 말하자면 우리 스스로가 우리가 살아갈 세상을 창조해나간다는 의미인 것 같았다. 매우 공감 가는 글이었다.
이 분 외에도 연기자인 에디 마산의 주장에도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그는 “자신을 정의하려 들지 마세요. 절대로 스스로를 규정하려 하지 마세요.”라고 말한다. 우리는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이고, 특정한 사고의 틀이야말로 각종 혐오를 불러온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한 시크교도와 나눈 대화를 여기에 인용하는데, 나는 이 시크교도의 말을 듣고 진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우리가 태어난 세상과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 모두 이민자야” 우리 모두가 이민자라는 겸허함을 갖춘다면 더 이상의 갈등은 없으리...
이 책은 "진리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탐구하는 과정 속에서 얻어지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더 좋은 사람, 더 좋은 시민, 더 나아가서는 더 좋은 "나 자신"이 되기 위해서 어떤 태도로 세상을 바라봐야 하는지를 지도하는 안내서와 같다는 생각도 든다. 철학이라고 하면 먼저 어렵다는 생각에 부담감마저 드는 게 사실인데, 이 책은 좀 가볍게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라서 큰 부담감 없이 다가갈 수 있었다. 나는 오늘 이 책을 통해서 "인본주의 사상"이라는 게 뭔지 조금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세상을 바라보는 여러 석학들의 "사고방식"을 좀 부담 없이 읽어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 <무엇이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가>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