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진화하는 기술.. 그러나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삶을 과연 대체할 수 있을까? 그리고 신체를 잃은 인간을
여전히 인간이라 부를 수 있을까? 책 <무한대의 소년>은 독자들을 비롯하여
세상 모든 이에게 이 대담한 질문을 던진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소년 마누엘. 온라인 친구들과 팀을 만들어 게임을 리드하는
똑똑한 소년. 하지만 현실의 마누엘은 전혀 평범하지 않다. 그는 현재 루게릭병이라
불리는 “근 위축성 측삭 경화증”을 앓고 있고 전신이 마비된 상태라 로봇 휠체어인 “마빈”에게 의존해서 살아간다.
그에게 남은 수명은 겨우 6개월. 이 시기가 지나면 폐에도 마비가 찾아와서 더 이상 숨을 쉴 수 없는 마누엘... 가족들은 하루하루 절망과 우울 속에서 살아갈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마누엘의 아빠가 말도 안 되는 해결책을 찾아오게 되고.. 특히 엄마가 결사반대하게 되는데..
비록 신체가 다 마비되어 있지만 마누엘은 굉장히 똑똑하고 자기 주관이 강한 소년이다.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할 능력이 있다. 마누엘은 아빠가 알아온 그 방법, 즉,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의식을 가상 세계에 업로드하여 영원히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역시 나와 비슷한 나이대일 동일한 성별의 사람.. 마누엘의 엄마에게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내 눈앞에 살아서 말하고 움직이던 아이가 갑자기 컴퓨터 속 디지털 정보가 된다?! 도저히 말이 되지 않는다는 느낌.... 하지만 동시에 아빠의 심정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었다. 디지털의 형태로라도 영원히 함께해 주길 바라는 마음..
소설 <무한대의 소년>은 발칙한 상상력 덕분에 재미있고 독자들이 스스로 철학적 질문을 하도록 유도한다. 과연 인간에게 영혼이 있을까? 그러면 죽고 나서 영혼은 어딘가로 가게 되는 것일까? 가상 세계에서 디지털 형태로 영원히 살 수 있다면, 그것도 인간이라 규정할 수 있는 것일까? 저자는 종교와 과학의 충돌.. 인터넷상의 논쟁을 이야기에 녹여 넣으며 자연스럽게 질문을 이끈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마누엘 가족의 끈끈한 가족애, 특히 누나 율리아가 동생 마누엘
에게 주는 신뢰와 사랑이 정말 감동적이라고 느꼈다. 부모의 사랑도 사랑이지만
남매간의 우애가 아주 끈끈하다. SF 소설이 가진 무한한 상상력과 미래적 세계관도 재미와 흥미 요소이지만 가족 드라마가 주는 감동도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하겠다.
과연 앞으로 인간의 삶은 어떤 식으로 펼쳐질 것인가? 생명 연장의 꿈... 비록 독특한 형태로 존재하겠지만 마누엘은 자유롭게 살아가겠다는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재미도 있고 생각해 볼 거리도 있는 좋은 소설 <무한대의 소년>을 모든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