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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트] 키메라의 땅 1~2 세트 - 전2권
  • 베르나르 베르베르
  • 32,040원 (10%1,780)
  • 2025-08-20
  • : 26,100

가끔은 위험하지 않은가? 싶을 정도로 독자들을 낯설고 충격적인 사유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의 신작 "키메라의 땅"도 예외가 아니다. "키메라"라는 것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존재로, 하나의 생물체 안에 여러 유전 형질이 다른 세포가 공존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의 이번 작품 "키메라의 땅"은 과학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새로운 존재들을 통해서 인류의 미래, 과학의 가능성과 위험 그리고 인간이라는 존재의 본질을 묻고 있다.

대재난과 질병 그리고 전쟁의 가능성으로 인류 존재가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과학자 알리스 카메러는 인간과 동물의 DNA를 섞어서 어떤 위기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만한 "혼종"을 만들고자 하는 "변신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었다. 그러나 인류를 가지고 실험을 하는 그녀를 혐오한 누군가의 암살 테러가 있은 후 친구이자 정치인 뱅자맹은 알리사를 그 누구의 위협도 없는 우주 정거장에서 연구를 지속할 수 있게 배려한다.

그러나 알리사가 우주에 있는 동안 지구에서는 3차 세계대전이 발생했고 약 1년 동안 알리사는 우주 정거장에 머무르면서 연구를 지속함과 동시에 "시몽"이라는 프랑스 과학자와 연인이 되고 그녀의 연구에 대한 그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게 된다. 우주 정거장에서 박쥐, 돌고래, 두더지의 DNA와 인간의 DNA를 이용한 혼종 배아를 키워낸 알리사와 시몽은 더 이상 우주에서 버틸 수 없는 상황이 오는 바람에 결국 멸망해버린, 방사능으로 피폭된 황폐해진 지구로 돌아오게 되는데...

소설 <키메라의 땅>에서 제시하는 새로운 혼종 - 땅속에서 살 수 있는 디거, 물을 지배하는 노틱, 하늘을 날 수 있는 에어리얼 -의 등장은 굉장히 매혹적이고 도발적으로 다가왔다. 동물보다 스스로를 우월하게 여기는 오만한 인류에 대한 신선한 도전이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었고, 지구를 파괴하고 망치는, 진짜 쓰잘데기 없는 지금의 인류보다 자연에 더 가까운 이들이야말로 현 지구가 필요로 하는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고 모든 문명이 파괴된 지구, 그러나 살아남은 사람들은 이쪽 저쪽에 흩어져 나름의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고 있는 상황. 알리스는 방사능을 피해 지하철역에서 살아가고 있던 한 공동체에서 무사히 둥지를 틀고 시몽과 함께 혼종들을 키워내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사소한 오해로 시작된 인간과 혼종들 사이의 갈등은 피를 부르는 폭력으로 이어지게 되고 결국 알리사는 딸 그리고 혼종들을 데리고 방사능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자연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의 작품이 늘 그러했듯이, 이 소설 <키메라의 땅>도 독자들이 생각해 볼만한 매우 다양한 철학적, 사회적 이슈를 제시한다. 겉으로만 보면 SF 장르의 소설이지만 이 책은 혼종의 탄생과 존립을 두고 벌어지는 인류와의 갈등 등을 보여주면서 종교와 과학의 대립, 인종 차별 문제 그리고 인류의 DNA에 지문처럼 새겨져 있는 듯한 폭력과 파괴의 본능에 대해 이야기하는 듯하다. 결국 인간과 동물을 결합하고 자연에 더 가까운 종을 탄생시킨다고 하여도 서로 차별하고 계급을 나누는 등의 인류의 고질적인 병폐는 어쩔 수 없는 것인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인류의 존립을 두고 엄청 고민하는 작가 베르나르베르비르. "인간이란 무엇인가?" "미래에 인류가 선택해야 할 길"을 두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고 새로운 종의 탄생이라는 주제를 펼치면서 우리가 버려야 할 고정관념이라던가, "다름"의 수용 문제도 이야기하고 있다. 신인류의 존재는 매혹적이고 그의 철학적 메시지는 여전히 심오하다. 베르나르베르베르 작가의 작품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은 "타나토노트"이지만 또 다른 최애 작품이 탄생한 듯하다. 폭발적인 상상력으로 더욱더 풍부한 세계관을 보여주는 작품 <키메라의 땅>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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