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던
내가 나에게로 출발했다
상당히 충격적인 소설 <살인종> 깊이를 파악할 수 없는
인간 내면의 어둠과 DNA에 새겨진 채 발현할 기회를 엿보는 인간의 야생성과 야만성을 이야기하는 듯! 성과 죽음이 난무하고 마치 피 냄새가 나는 듯한 환각을 일으키는 소설 <살인종> 속으로 들어가 보자
강력계 형사과장 하종수는 경찰대 출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능력을 인정받아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일 처리에 후배들에게까지 존경받는 인물.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에게 흑백 사진을 담은 서류 봉투가 배달되기 시작한다.
충격적이게도 사진 속에는 군대 시절 친했던 동기들이
양복을 입거나 정장을 갖춘 채로, 피로 물든 욕조 속에서 숨져있다.
일단은 자살로 처리되지만 만약에 이것이 살인 사건이라면
아마도 이 사건의 다음 타깃이 될 수도 있을 하종수는
윗선 몰래 신뢰하는 후배인 복형사에게 사건 수사를 지시한다.
이 소설은 본격 하드보일드 스릴러 장르라고 해도 좋을 듯.
마치 모래알이 씹히는 사막을 걷는 듯한 느낌을 주는
건조하지만 간결한 문체로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를 잘 조성한다.
비밀로 가득 찬 누군가의 과거와 연이어 발생하는 자살인지 타살인지 모를 죽음...
전반적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팽팽한 긴장감이 재미를 더한다.
우편물이 발송된 지역인 경천까지 내려가서 탐문수사를
벌이는 복 형사. 이 와중에 조금씩 사건의 진실을 밝힐 수 있을만한
연결고리들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CCTV 속에서 드러난 차 레토나를 타고 와서
서류 봉투를 우체통에 넣는 사람,, 군대 시절 학대를 당해 평생을 비관하다 죽은 남자...
그리고 인간의 것이 아닌 짐승의 눈빛을 가진 남자...
강력한 개성의 캐릭터들과 탄탄한 스토리라인 덕분에 완전 재밌는 소설 <살인종>
마치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듯한 존재가 뿜어내는 야수성 그리고 살기에 대한 묘사가
설득력이 있다. 뭐든지 파괴하고 싶어하고 죽이고 싶어하고 "무"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 싶어 하는 인간의 "악한 본성"을 잘 그려내는 듯.
여러 명의 범인 후보자와 복잡하게 꼬인 퍼즐 같은 이야기!
후반부까지 범인은 밝혀지지 않고 쫓는 자와 쫓기는 자 사이의
추격전이 볼만한대, 문제는 과연 누가 쫓고 있고 누가 쫓기고 있단 말인가?
망각이라는 신의 선물에 기대었건만 인간의 기억이라는 것은
놀라울 정도로 회복력이 있었던 것. 과거에 저질렀던 죄에 대한 기억이 깨어나는 순간,
죄인 앞에는 지옥이 기다리고 있고 피해자들은 복수의 화신이 되게 되어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사실인 것.
과연 연쇄 살인의 범인은 누구이고 왜 살인을 저지를까?
과거의 한 사건에 대한 처절한 복수가 키워드이긴 하나
문명화되었으나 언제든 야수가 될 수 있는 인간을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한 소설 <살인종>
"문명은 야만적 본능에 대한 저항이다. 저항하는 걸
그만두는 것은 곧 존재하는 걸 그만두는 것과 같다.
나는 구원받은 것이 아니었다."
뛰어난 필력에 끝까지 범인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정교한 플롯까지... 굉장히 탁월한 범죄 스릴러 소설 <살인종>
이 책을 읽으면서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도 작품성 있는
좋은 작품이 나오겠다는 생각을 했다.
호불호가 있을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완전 꿀잼이었던 소설 <살인종>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