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어떻게 초강대국이 되었는가?
1976년~2020년, 마오쩌둥 사망 후 시진핑 집권기까지
<경제 기적>을 이룬 현대 중국의 이면을 분석하다.
이 책을 쓴 프랑크 디쾨터는 주로 마오쩌둥의 대기근, 문화대혁명 등의 주제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현대 중국사 연구의 권위자라고 한다. 이번에 출간한 책 “마오 이후의 중국”은 마오쩌둥의 사망 (1976년) 이후부터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시대를 거쳐서 시진핑 집권 전야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까지의 중국 정치, 경제사를 파헤친다. 특히 그는 2008년 금융 위기 속 독단적 행보, 서구의 간섭을 향한 적대감,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감시 체계를 갖춘 독재 체제로 나아가는 과정에 주목한다.
저자는 1980년대 중국 유학 시절부터 연구를 시작하여 1990년대 세계에 개방된 지역의 여러 기록 보관소에서 문서를 입수했고 미발표된 회고록 과 주요 인사의 비밀 일기까지 그야말로 방대한 자료를 확보했. 이 덕분에 이 책은 중국에 대한 단순한 해설서라기보다는 중국 내부 기록에 기반한 실증적 연구라는 면에서 대단히 가치가 높다. 그런데 저자가 묘사하는 중국의 <경제 기적>은 외형적 서사에 불과하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덩샤오핑 이후 중국의 경제 기적”이라는 이미지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핵심 메시지는 뚜렷하다. 우선 중국의 시대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정치 개혁과 경제 개혁은 공산당 체제를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만 허용됐다. 그 결과 국유기업의 비효율, 부체 폭증, 농촌 소외, 부패 등 구조적 문제는 40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인프라 건설, 토지 매각, 외자 유치, 값싼 노동력 등 이 모든 성장 동력은 부채와 착취를 기반으로 했다는 문제가 있다. 2010년에서 2020년 사이 중국의 GDP는 두 배로 늘었지만 부채는 세 배로 불었다고 한다.
국가가 성장하면서 개인의 부가 늘어나는 자본주의 국가와는 달리 중국의 경우는 대부분의 부가 국가와 당 간부층으로 흘러가게 되고 6억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월 140달러 이하로 생활했는데, 이는 도시 방 한 칸도 빌리기 어려운 수준이라 한다. 그리고 시진핑 시대에 중국은 미국으로 공개적으로 적대시하게 되면서 자국 경제가 의존하던 세계 질서의 핵심 축인 “달러, 석유, 원자재, 수출 시장”을 제공하던 미국과의 관계가 급속히 악화가 되면서 경제적으로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된다.
이 책 “마오 이후의 중국”은 매우 방대한 자료와 경제 용어가 그야말로 빽빽하게 등장하기 때문에 나와 같이 중국 현대사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다면 읽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이 방대한 정보량이야말로 이 책이 중국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을 전달하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마오 이후의 중국>은 성장 신화의 이면에 있는 부채, 불평등, 정치적 억압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저자는 “공산당 체제를 유지한 채로는 진정한 번영이 불가능하다"라는 메시지를 단호하게 드러낸다. 중국 현대사의 실상을 자료 기반으로 이해하고 싶은 독자와 중국 부상론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연구하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 <마오 이후의 중국>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