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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홀리 : 무단이탈자의 묘지
  • 닐 셔스터먼
  • 17,820원 (10%990)
  • 2025-07-10
  • : 1,440

닐 셔스터먼의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시리즈의 2번째 작품 <언홀리 : 무단이탈자의 묘지>는 전편에 비해 훨씬 더 넓은 세계관과 복잡해진 인물 관계로 확장된 내용을 가지고 있다. 청소년을 합법적으로 “해체”할 수 있는 디스토피아 세계를 배경에 둔 이 책은 “언와인드”라는 제도가 가진 이면을 파고든다.

“언와인드”를 통한 장기 적출은 그야말로 합법화된 악법인 것일까? 몇몇 단체는 언와인드를 긍정적으로 홍보하는 광고 캠페인을 계속 내보내고 심지어 생계를 위해 자신의 몸을 자발적으로 기증하겠다는 어른들도 생겨난다. 법으로 17세 이후부터는 언와인드가 금지되지만 오히려 이 법으로 인해서 부모들이 자식을 언와인딩하겠다는 연령이 점점 더 낮아지게 된다.

돈이 되는 모든 산업이 그러하듯, “언와인드”도 일종의 틈새시장, 즉 불법적으로 장기가 거래되는 시장을 창출한다. 물론 청소년 전담 경찰이 무단이탈자를 추적하지만, 오직 장기만을 노리는 장기 해적이 생겨나면서 무단이탈자 뿐만 아니라 일반 청소년까지 사냥하는 무리들이 등장하게 된다. 이들 중 주인공 코너와의 악연이 있는 자가 있는데 이후 어떤 사건을 일으킬 듯한 묘한 여운을 남긴다.

전편에 비해서 확실히 [언홀리]는 여러 다양한 인물의 시점을 따라간다. 물론 아직도 코너, 리사, 그리고 레브가 중심축이긴 하나 이제 각자가 겪게 되는 다른 변화와 시련이 있다. 무단이탈 청소년을 위한 안전가옥인 “묘지”를 이끄는 코너, 그는 이제 수백 명의 목숨을 책임지게 된다. 그러나 여전히 롤랜드의 오른팔을 가진 이후 정체성 문제에 시달린다.

리사는 캠이라는 기묘한 존재와 맞닥뜨리게 되면서 인간이란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문제에 부딪힌다. 레브는 구세주처럼 떠받들어지는 자신의 이미지와 실제 정체성 사이에서 방황하며 “진짜 용서”란 무엇인지 고민한다. 2편에 새롭게 등장한 인물 “스타키”는 호시탐탐 리더의 권력을 탐하는, 한마디로 강렬한 혐오감을 불러일으킨 캐릭터이다.

“카뮈 혹은 캠”이라는 캐릭터는 존재 자체로 섬뜩함을 불러일으킨다. 어쩌면 “언와인드”라는 제도가 만들어낸 흉측한 결과인가.. 아니면 원래 그들의 계획은 이쪽이었나? 디스토피아판 “프랑켄슈타인”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이 존재가 왜 만들어졌는지 그 이유조차 불분명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는 보이지 않는 세력에 의한 하나의 프로젝트라는 점이다.

가장 소름 끼치는 점은, 장기 해적이나 불법 시장보다 정부(청소년 당국) 그 자체가 더 무섭다는 사실이다. 범죄는 늘 존재하지만, 청소년을 해체하는 것을 공공기관이 정당화하고 있다는 점이 훨씬 더 끔찍하다. 청소년들은 누구를 믿어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태로 내몰린다.

2편 “언홀리 : 무단이탈자의 묘지”가 제시하는 이야기의 속도감과 흡인력은 전편 못지않다. 그러나 이 작품은 기존의 “공포”를 넘어 “저항”과 “의미 있는 변화”의 가능성을 논한다. 혁명은 왜 좌절되고 연대는 어떻게 무너지는가? 그리고 진정한 변화는 어디에서 시작될까? 등의 질문을 논하는 책.

그 뿐 아니라 이 책은 “제도화된 악”과 “저항하는 인간성 ”이라는 주제를 깊이 파고든다. 그러면서 독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과연 인간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 걸까?” 전편에 비해 좀 더 복잡하고 깊이있는 스토리텔링을 펼쳐보이는 문제작 <언홀리 : 무단이탈자의 묘지>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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