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바늘에서 시작된 바이러스와의 여정,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몇 년 전, 한국은 물론 전 세계를 강타했던 "코로나 바이러스". 우리는 전례 없던 거대한 유행병의 발발로 인해서 커다란 혼란을 겪어야 했다. 거리에서 사람들이 사라지고 버스는 텅텅 비었으며 한 달 이상 회사에 나가지 못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다. 그러나 이렇게 무시무시한 질병도 백신의 개발과 보급으로 조금씩 자취를 감추게 되면서 우리는 현재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다. 한때는 코로나와 백신을 둘러싼 음모 이론도 돌았었지만 과연 백신이 없었다면 인류가 현재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 나는 백신의 탄생과 발전 등 백신에 대한 모든 것들이 궁금해졌다.
이때 만나게 된 책 "백신 이야기". 이 책은 역사적으로 인류의 안녕을 위협해온 무서운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세균에 맞서 싸워온 영웅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미생물의 발견에서 시작되는 이 책은 백신이 등장하고 발전하는 과정, 즉 백신 개발의 역사를 비롯하여 현대 백신의 탄생과 작용 원리 등 백신의 여러 가지 면을 다루고 있다. 저자 문성실 씨는 세계 최초로 한타 바이러스를 발견하신 고 이호왕 박사님의 강연을 듣고 바이러스의 매력에 빠졌다고 한다. 대학원 시절 감염면역학을 전공하며 다양한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을 접했고 결국 이를 방어할 수 있는 인류 무기인 백신 개발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는 나이가 좀 있는 독자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수많은 질병들이 등장한다. 천연두, 홍역, 유행성 이하 선염, 풍진 등과 같은, 만약에 걸리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고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을 그러한 질병들인데, 정말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대중적으로 보급된 백신 덕분에 걸릴 위험 없이 살아갈 수 있다. 이 책에 따르면 백신의 시작은 바로 미생물 발견이었다. 1부에는 네덜란드 출신의 '안토니 판 레이우엔훅'이 처음으로 미생물의 존재를 인식한 내용이 등장한다. 그러나 세균학의 기초를 세운 사람은 바로 독일 출신의 로버트 코흐이고 그는 다른 동역자들과 함께 "특정 미생물이 특정 질병과 연관된다는 이론을 의미하는 '코흐의 공리'를 발표하게 된다.
2부에는 광견병 바이러스를 약독화시켜서 다른 종의 동물에 주사하는 방법을 쓴 파스퇴르 박사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것이 바로 현대 백신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3부에서는 홍역, 유행성 이하선염 등의 백신 개발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백신에 사용할 병원체나 바이러스를 충분히 약독화시키지 않을 때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여기서 약독화란 병원체의 독성을 약하게 만들어서 원래보다 덜 해로운 상태로 변화시키는 과정으로, 약독화된 바이러스는 질병은 일으키지 않으면서 몸의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고 한다. 말하자면 백신이라는 것은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서 얻은 바이러스를 약화시켜서 만드는 것인데, 상당한 연구와 실험이 필요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른 내용들도 흥미로웠지만 역시 '코로나 바이러스'와 이에 대항하는 백신들의 개발 등을 다루는 5부와 6부에 특히 관심이 갔다. 2017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세계 전염병 예방 및 대응을 위해 전염병 대비 혁신연합, 즉 CEPI를 출범시킨 것, 그리고 우리의 유전자 물질을 이용하여 특정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 체계를 구축하는 mRNA 백신을 탄생시킨 선구자가 바로 헝가리 출신 박사 커털린 커리코라는 사람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백신으로 인한 이상 반응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점 따라서 백신에 좀 더 민감하거나 다양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 책 <백신 이야기>는 전염병 예방과 인류의 생존을 위한 불굴의 도전을 담고 있다. 과학적 사실과 역사적 이야기가 흥미롭게 엮여있기에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백신이 무엇인지, 어떻게 개발되었는지 등등 전반적인 지식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 [백신 이야기]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