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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지도사 골방
  • 고민하는 힘
  • 강상중
  • 9,900원 (10%550)
  • 2009-03-27
  • : 7,368

한국이든 일본이든, 불안하기는 한 모양이다. 새로운 세기의 초반은 늘 그런 모양이다.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와 같은 과거의 가치는 자취를 감춰가는데 새로운 시대가 압도해 오는 변혁의 놀라운 속도에 많은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양이다.

 

저자는 이 혼란한 시대를 살아내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고민을, 근본적인 의문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제시한다. 그 한 예로 지지난 세기(19세기)말에서 바로 앞 세기(20세기) 초반을 그러한 고민의 자세로 살아간 일본의 대문호 나쓰메 소세키와 독일의 사회철학자 막스 베버를 내세우면서 자신의 생각들을 전개해 나간다. 

 

근대는 근대적 자아, 근대적 시민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다. 봉건적 신분이나 종교나 가치관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만 바로 그 자유로움 때문에 모든 것을 하나하나 고민하면서 새롭게 창조해 나가야만 하는 부담을 가진 존재가 바로 근대적 자아, 근대적 시민이다. 게오르그 루카치가 설파했듯, '별을 보고 길을 찾을 수 있었던 시대는 얼마나 아름다웠던가!'

 

더이상 그러한 목가적 삶이 불가능한 근대적 자아, 시민에게 고민하는 힘은 선택이 아닌 필수일 것이다. 시기적으로 근대의 시작과 정신의학의 태동기가 엇비슷하다는 사실이 이 고민의 부자연스러움을 잘 보여준다. 저자의 생각과 달리 고민 끝에 얻어지는 것은 밑바닥을 헤아릴 수 없는 허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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