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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서버>
몽몽그리  2025/12/22 17:01
  • 옵서버
  • 로버트 란자.낸시 크레스
  • 18,900원 (10%1,050)
  • 2025-12-03
  • : 880
[ 근미래 SF, 빨리 이루어져 선한 일에 쓰이기를... ]


<옵서버 OBSERVER>


로버트 란자, 낸시 크레스 지음
배효진 옮김 | 리프


제목과 표지만으로도 충분히 흥미가 솟아난다. SF라고 해서 나는 너무 먼 미래를 생각했나보다. 디스토피아나 지구가 아닌 우주를 떠올리며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옵서버>는 근미래의 이야기다. SF = Science Fiction에 걸맞게 과학적인 가설(양자역학 등...)이 많이 나온다. 그럼에도 와이거트 박사님이 눈을 반짝이며 열과 성을 다해 설명해 주니, 몰라도 알아지는, 적어도 고개를 끄덕일 수는 있게 된다. 관심있지만 '양자역학'이라는 단어에서 이 책을 외면하고 싶어지는 이가 있다면 너무 걱정하지 말고 읽기를 권한다. 스토리에 빠져들어 과학은 술술 지나갈 수 있게 되니까.


지금도 가능할 것만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소설처럼 지금도 그게 가능하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소설이라 너무나 아쉬웠던 마음...


"그런데 줄리안 씨, 뇌 기능에 대한 임상 시험을 진행하는데 왜 물리학자와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시설을 안내해 주시는 건가요? 도대체 어떤 연구 실험이길래요? 그리고 왜 저 말고는 의료진이 하나도 없고, 무엇보다 이게 영생을 '증명'하는 것과 다 무슨 상관인 거죠?" _p.83_


신경외과 전문의인 캐로가 노벨상을 받고 어느날 사라진 종조부 왓킨스의 연락으로 카리브 해에 위치해 있고 '개인 병원'이라고 말을 들은 곳에 와서 공간을 둘러보며 하는 질문이다. 여기에 소설의 핵심이 담겨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천재 과학자 왓킨스와 그의 오랜 친구이자 물리학자 와이거트, 그리고 젊은 소프트웨어 개발자 줄리안이 진행하고 있는 연구는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시간과 공간의 개념으로는 이해할 수가 없다. 관찰자가 있어야지만 공간, 사람, 물건, 모든 것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 우리가 생각하는 과거도 시간의 개념이 아니라 관찰자가 있었기에 만들어진 상황이라는 것! 관찰자의 역할이 이렇게 중요하다!!


이 관찰자 이론에 따르면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누군가가 죽음을 맞이해서 사라진다고 해도 영원히 사라지는 건 아니라는 거다. 내 뇌가 그를 기억하고 그를 관찰하면 그는 영원히 삶을 살아가고 있고, 나는 언제든지 원할 때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그와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이 말도 안 될 것 같은 상황이 소설에서는 벌어지고 있다. 모든 건 과학적인 이론으로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다. 과학이론은 책 곳곳에 나와 있으니 각자 읽어보자. (참고 : 이 책의 저자인 저자인 로버트 란자는 세계적인 생명과학자이자 의식 연구 선구자이고 또다른 저자인 낸시 크레스는 현대 SF 문학의 거장으로 과학소설 분야의 주요 문학상을 모두 석권한 작가다.)


"(...) 시간은 하나의 사건이 다른 사건과 연관될 때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상대적인 개념이에요. '이전'과 '이후'라는 건 어떤 기준점이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잖아요. 따라서 기억이 없다면 '시간의 화살'이 성립될 수 있는 상대적 개념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은 기억을 가진 관찰자가 필요한 겁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 볼게요. 휴대 전화 벨이 울린다고 해 봅시다. 하지만 그것을 인식하려면 직전의 침묵과 벨 소리를 비교해야 하는 거예요. 어때요, 감이 좀 오시나요, 캐롤라인 박사님?" _p.256_


캐로는 과학을 잘 알지 못해서 (우리처럼) 의심을 하지만, 뇌에 프로그램 된 칩을 수술해서 넣고 이식한 칩을 연결해서 수술자가 창조해 낸 뇌 영상을 통해 눈 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보며 조금씩 그 세계를 이해하고 있다.


이렇게만 얘기하면 재미없어 보이나? 전혀 그렇지 않다.


캐로가 이렇게 이상해 보이는 연구소에서 뇌수술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개인적인 사건과 동생 엘렌과 조카들 안젤리카와 케일라의 문제가 있고, 이 비밀스런 연구소 안에서 각 파트의 인물도 많이 나오는데 이들의 연결과 수술받으려는 이들의 사연도 각각이다. 수술 이후에 성격이 확연히 바뀌는 것처럼 보이는 로레인도 있다. FBI가 개입되는 사건도 벌어지고, 윤리적인 문제로 이슈화 되기도 한다. 내가 가보지 못한 카리브 해라는 멋진 공간도 충분히 매력있다. 또, 가족간이든 동성이나 이성 간이든 사랑이 빠질 수 없지!


"로레인...... 뭔가 성격이 바뀐 것 같지 않나요?"
"네, 그렇지만 박사님의 수술 때문이 아니라 다중 우주에서 겪은 일 때문이에요." _p.243_


"(...) 엘렌은 늘 강했다고요. 하지만 누구에게나 무너지는 순간이 있고, 그 순간을 넘어서서 다시 살아가려면 도움이 필요해요. 제 말 이해하세요?" _p.336_

-


죽음 이후의 삶이 (관찰자에 의해서) 존재하고 그 안에서 만남이 이루어 지는 게 가능하다면, 지금 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죽음과 소멸과 부재를 슬퍼하지 말아야 하나. 희망으로 여겨야할까.


나는 가톨릭 신앙인으로 죽음이후, 영원한 삶을 믿지만 이렇게 과학적으로는 아니고.. 죽음으로 인한 이별은 어떠하든지 간에 가슴 아프고 슬픈 일이라 이후를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나의 관찰이 뇌를 많이 많이 움직여서 기억을 오랫동안 담고 있으면 좋겠다는, 엉뚱한 결론을 내려버렸다.


SF, 과학 소설 좋아하시는 분들!
양자역학이나 뇌과학에 관심 있으신 분들!
삶과 죽음,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해서 궁금하신 분들!
<옵서버> 읽어 보세요, 정말 흥미롭고 재미있답니다 :)


덧,
뒷표지에는 유성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교수이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도서관장님의 추천사가 있는데, 좋은 말씀이었고 소설을 읽은 후에는 잘 이해가 되었지만 소설 읽기 전에는 난 이게 더 어려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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