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익히기로 생각의 폭 넓히기
싱글벙글 2008/03/3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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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독서단체나 학교 등에서 학생들에게 적극 권하는 독서 형태는 교과독서이다.
교과 독서란 교과 내용 즉 학습과 연관되는 책을 읽음으로써 학습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한 방법이다.
그래서 학기 초가 되면 학교마다 각 학년의 교과 내용이 들어있는 책이나 교과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의 목록을 제시해서 미리 읽거나 읽도록 권하는 추세이다.
그 중에서도 어려운 어휘를 이해하는 것은 개념 이해와 직결되는 중요한 능력이기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특히 한자어로 구성된 고사성어는 품고 있는 함축적 의미가 시대적 상황을 풍자하거나 사람의 마음을 콕 찝어 내 주는 카타르시스적인 면이 많기 때문에 미리 익혀 두었다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때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좀더 폭 넓은 의미로 상대방에게 생각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어렵게만 여겨지는 한자와 고사성어를 어떻게 재미있고 쉽게 접근하는가 하는 방법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아이들이 거부감 없이 고사성어를 익히게 하는데 일조를 하리라 여겨진다.
사람과 관계, 말과 행동, 가능성과 능력, 성공과 실패, 거짓과 욕심, 희노애락과 감정, 고통과 위기, 태도나 모습, 상태와 상황과 관련되는 고사성어 133가지를 제 9장으로 나눠 소개한다.
아이들이 쉽게 동질감을 느끼도록 고사성어를 일상 생활과 연관시켜 그 속에서 의미를 깨닫도록 이끌어 주는 사고뭉치 토토와 호랭군, 치킨 걸과 이무기, 그리고 바다사자 선생님은 엉뚱하지만 중요한 동물 캐릭터들이다.
먼저 고사성어를 제시하되, 뜻풀이 위주가 아니라 자신이 처한 환경과 비슷한 상황에서 동물들이 일으키는 일들을 재미나게 읽는 동안 알게모르게 새로운 말도 친숙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내용이 아이들 생활의 어떤 것들과 연관되어 있지 않다면, 단순히 익혀야 할 어려운 단어일 뿐 더 이상은 의미롭지 못할 것임은 분명하니까.
만화로 재미있게 고사성어를 접한 뒤에는 바로 아래 박스 테두리 속에 고사성어의 뜻풀이, 비슷하거나 반대되는 고사성어, 고사성어가 문장에서 사용된 한 줄 예문 등을 깔끔하게 정리해 두었다.
또한 3장, 6장, 9장 끝에 '꼭 풀어야 할 한자문제' 10문제씩을 두어 학습적인 효과를 확장시킬 수 있도록 앞에서 익힌 고사성어를 스스로 확인하게끔 구성해 놓았다.
몰랐던 말들이 어렵게 느껴지더라도 재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리와 확인의 과정을 거듭하면서 혼란스러웠던 것을 이해하기 위해 다시 앞을 들추어 보거나
명확히 하기 위해 여러 고사성어들의 상관 관계를 연결해 보려는 노력을 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단, 소개된 고사성어는 만화로 재미있게 이해하도록 해 주고 있지만, 여전히 학생들이 모르는 고사성어 때문에 책읽기를 어려워할 수도 있음을 간파해선 안 될 것이다.
바로 박스 속에서 정리해 준 비슷한 말이나 반대말에 해당하는 고사성어가 그것이다.
제한적인 지면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점이 있겠지만 아무리 내용과 비슷하고 유추해서 뜻을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중학생이 되기 전의 초등학생들이 읽어서 이해하기엔 그 풀이가 너무 짧거나 불분명하다.
심지어 풀이가 되어 있지 않아서 개념을 이해하기가 어려운 경우도 간혹 있다.
부수적으로 이해해야 할 말 역시 간단한 설명을 제시한 것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재미나게 고사성어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다가간 적극적인 방식을 활용하여 좀더 유동적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한자어의 어휘 익히기라는 드러나는 겉면보다는,
작가가 말한 것처럼 그 속면에는 한 편의 소설이고 만담이며 영화로 만들어도 좋을 정도의 재미와 감동, 슬픔을 담은 구구절절한 사연을 담고 있다는 고사성어!
그 표현이 참으로 딱 들어맞다는 생각이 든다.
고사성어 속에 담긴 의미와 내용을 내가 처한 상황에 빗대거나 대화에 인용할 수 있다면,
우리 아이들의 사고력과 독해 능력에 분명 결정적이며 성공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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