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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몇 십 년 동안 사랑을 받아온 동화 속 캐릭터가 이렇게 상업적으로 전락해도 되는 것일까?
이 책을 받아들고 씁쓰름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입체북, 보드북이란 이름으로 그림책 오른편에 시계판 구멍을 각 장면마다 휑~하니 뚫어두고는 시계 바늘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해 놓은 것이 입체 편집의 전부이다.
토마스와 친구들의 하루 일과 시간을 엄마와 아이가 시계 바늘로 놀이하듯 맞혀 보며 자연스럽게 시계 보는 법을 익히게 할 목적으로 기획된 책이겠기에, 원래 '토마스와 친구들' 시리즈에서 소도어 섬을 달리면서 기차들이 나누는 우정과 모험 등의 주제를 찾을 수도 없다.
게다가 이런 입체 형식의 다른 시계 놀이책들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은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캐릭터에 익숙한 아이들과 어른들을 배려하지 않은 것 같아 살짝 기분이 상한다.
더 많은 어린이들에게 자신의 그림책을 보여주고 싶어서 비싼 가격으로 팔리길 원하지 않아 책의 싸이즈도 작게 만들고 가격도 저렴하게 팔도록 당부했던 <피터 래빗>의 영국 작가 '베아트릭스 포터'가 떠오른 것도 아마 그 이유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의 작가 크리스토퍼 오드리 역시 자신의 아버지 윌버트 오드리가 자신을 위해 만든 '토마스와 친구들' 캐릭터를 자신의 아들을 위해 쓰면서 이렇게 우리나라에서 비싼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결코 유쾌하진 않을 것이다.
물론 높은 캐릭터값이나 출판사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불만일진 모르겠지만,
이렇게 전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캐릭터들이 다수가 아닌 소수의 아이들에게만 읽혀질까봐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넋두리식 하소연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미 우리 아이들은 유아기를 거쳐 둘 다 초등학생이다.
하지만 만일 유아기 내 아이에게 시계 놀이책을 접하게 해 줘야 한다면,,,,
아무리 토마스를 좋아할 지라도 쉽게 손을 뻗어 책을 사 주게 될 것 같진 않다.
차라리 고장난 시계를 가져다 놓고 시계 바늘을 직접 움직이게 할 지언정......ㅠㅠ
쐬기를 박는 것 같지만, 맨 마지막 장면에서
모든 기관차들이 차고로 돌아온 7시.
"잠자리에 들 시간이 가까워졌어요. 잘자요 친구들!"
이란 문구 역시 상당히 거슬린다.
아무리 어린 아이라도 그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아이들은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책 속 내용을 동일시하는 아이들에게 현실성을 고려하지 않은 이런 번역은 엄마와 아이가 공감대를 얻기엔 다소 역부족인 것 같다.
토마스가 더 많은 아이들에게, 몇 백 년을 이어가며 사랑받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쓴소리 가득 담은 서평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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