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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가와시마 류타가 일군 눈에 띄는 업적 중 하나는 닌텐도 ‘두뇌 트레이닝’ 시리즈의 감수를 맡은 것이다. 현재 도호쿠대학 가레이의학연구소에서 응용뇌과학연구를 이끌고 있으며 일본 뇌 영상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는 인물이다. 이 책은 최신 뇌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독서가 뇌에 미치는 영향과 중요성을 밝혀낸다.
현대지성의 쓸모 있는 뇌과학 시리즈의 하나로 이전 번역서들과 일관되게 제목을 통일하기 위해 한국어판은 『독서의 뇌과학』이라고 소개했지만 원제는 『本を読むだけで脳は若返る(책을 읽는 것만으로 뇌는 젊어진다)』이다. 책은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부터 3장까지는 독서 습관이 아이의 학업 성취와 정서 지능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고 ‘사고하는 뇌’를 깨우기 위한 효과적인 읽기 방법을 제안한다. 4장부터 6장까지는 멀티태스킹의 함정, 집중력 저하, 수면의 질 등 스마트폰 과다 사용이 뇌에 미치는 악영향을 여러 면에서 살펴본다. 전체 구성의 절반을 할애할 정도로 디지털 기기와 뇌 건강을 다룬 내용의 비중이 생각보다 높았다.
전 세계 2,000만 개 이상 판매된 게임인 두뇌 트레이닝이 어떤 연구를 근거로 삼았고 그 결과 유사 게임들과는 다른 탁월한 성과를 달성했음을 여러 번 언급한다. 저자의 이름은 낯설어도 닌텐도의 게임은 널리 알려져 있으니 한번 짚고 넘어가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같은 내용이 심심찮게 등장하기 때문에 독서의 영향을 알리려는 책의 주제와 다소 동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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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연구를 언급하지만 참고문헌까지 나열하지 않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대중서다. 뇌의 각 부분과 현재까지 밝혀진 역할에 대한 설명은 뇌과학 책에서 늘 빠지지 않는 부분인데 그림 없이 서술한 경우 이미지를 즉각 떠올리기 어려운 독자는 막연한 상태에서 독서를 이어가기 쉽다. 이 책은 언급하는 부분마다 그래픽을 첨부하여 이해를 돕는다. 각 장의 주요 내용을 요약한 체크 포인트는 핵심만 빠르게 파악하고픈 바쁘거나 성미 급한 독자에게도 만족할 만한 정보를 전달한다.
독서 습관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수면의 중요성도 알려준다. 영상 매체를 보며 감정의 파도타기를 경험한다 해도 실제 뇌는 마사지를 받을 때와 유사한 이완 상태로 밝혀졌다는 부분은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부분이었다. 저자는 뇌를 훈련하는 최고의 방법으로 독서를 꼽지만 오로지 뇌 건강을 목적으로 독서에 접근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독서 그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껴야 생활의 일부분으로 유지할 수 있으므로 좋아하는 주제의 책부터 가볍게 시작하길 권한다.
이미 책을 가까이하고 즐겨 있는 애독자들에겐 도대체 무슨 재미로 허구한 날 책만 읽느냐는 주변의 잔소리에 휘둘리지 않고 취미를 이어갈 명분이 하나 더 챙겨주고, 새로운 취미로 독서를 시작하겠다고 밝히는 것이 어쩐지 조금 창피한 사람들에게도 떳떳하게(?) 실행할 용기를 주는 책이었다.
추천하고픈 독자
스마트폰에 많은 시간을 쏟는 자녀가 염려되는 보호자
일단 숏폼을 보기 시작하면 멈추기 어려운 사람
독서 습관을 기르기 위한 동기부여가 필요한 사람
닌텐도 두뇌 트레이닝 게임을 해 본 적 있는 사람
종이책과 전자책 중 어떤 걸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
* 네이버 이북 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