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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택시와 운수좋은날
  • 성 베드로 축일
  • 엘리스 피터스
  • 15,120원 (10%840)
  • 2024-08-05
  • : 1,660



4권은 성 베드로 축일 전후로 일어난 살인사건을 다룬다. 축일장 전야, 축일장 첫째 날, 둘째 날, 셋째 날, 축일장이 끝난 뒤까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장터의 부산함과 왁자지껄함 속에서 일어난 도난과 알코올 냄새가 진동하는 밤에 일어난 살인 사건, 무언가를 찾는 듯 다음 표적을 찾는 범인의 목적과 정체는 아리송하고 캐드펠의 수사도 좀처럼 진전되지 않는다.



에마의 행동과 증언은 어딘가 탐탁지 않은 구석이 있고 공교롭게도 희생자마저 그의 주변 인물이라는 공통점이 드러난다.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 가장 많은 희생자가 생겼지만 범인은 거의 마지막까지 예측할 수 없었다. 불안한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철부지 같았던 필립이 결정적 증거를 발견하면서 이야기는 급진전을 보인다.



중세 지도 구석에 작게 그려진 선술집에서 머리를 맞대고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장면 이후 이야기는 빠르게 전개된다. 야욕에 사로잡힌 교활한 범인은 끝까지 욕심에 눈이 멀어 처참한 종말을 맞이하고 처음에 등장한 슈루즈베리 상인들과 수도원의 갈등도 원만하게 해결된다. 젊은 혈기를 주체하지 못해 사고도 치고 활약도 펼친 필립은 자신이 첫 눈에 반한 사람의 든든한 짝이 된다.



친분도 없는데 지나치게 친절하게 구는 사람은 현실이든 소설에서든 역시 의심하고 봐야한다. 힘든 문제를 마주했을 때 지지는커녕 무작정 잊으라고 부추기거나 해결과는 동떨어진 곳으로 끌어당기며 주의를 흐트러뜨리는 사람도 경계해야 한다. 문제 인물의 유형을 파악하며 다음 이야기에서는 꼭 먼저 범인을 찾아내야지 생각하지만 아직은 쉽지 않다.





∎ 마시장 터 구석의 여인숙? 선술집?

마시장 터 구석에 위치한 월터 리널드의 여인숙에서 술잔이 오가며 이야기의 퍼즐이 맞춰지는 데 본문에선 이 이름의 애칭을 워트로 표기, 책의 앞에 수록된 중세 지도에는 같은 위치가 와트의 선술집으로 표기. 여인숙이 선술집도 겸할 수 있으니 상관없지만 인물명은 일치시키는 편이 좋았을 것 같다.



∎ BBC 드라마 맞아요?

뒤표지에 BBC 드라마 〈캐드펠〉 원작이라는 문구가 있어 찾아보았다. DVD에는 총 13개 에피소드가 실려있고 지금도 구매 가능한 아마존 링크가 나온다. 근데 IMDb를 봐도 BBC가 아니라 ITV 제작 드라마로 나오는데 착오가 있었던 걸까? BBC랑 ITV랑 같은 곳인가? 설마 영국서 드라마화 되었다는 정보 하나만으로 BBC라고 적은 건 아니겠지? 궁금하니 아시는 분 계시면 알려주세요. 



∎ 개정판 표지 디자인 대만족

서양 회화 속 인물의 눈을 과감하게 확대하여 실은 표지가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텍스트 배치와 대담한 컬러 조합도 마음에 든다. 각 표지마다 3~4개의 테마 컬러를 사용하는데 그 중 하나는 표지를 펼치자마자 보이는 면지 컬러와 일치한다. 표지에서 받은 인상이 내부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나는 이런 디테일까지 고려하는 디자이너들이 정말 좋다!)



주요 색상 요소가 표지, 책등, 책날개, 면지까지 일관성 있게 배치되도록 신경 썼다. 그저 컬러 블록을 짜 맞춘 단순한 조각보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아름답다. 조각보라는 단어가 연상된 김에 생각을 확장해보면 이것 또한 책의 스토리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뚜렷한 색상 대비로 선명하게 나뉜 구역, 반듯한 경계, 우회하는 곡선 하나 없이 직선으로만 구성된 화면이 주는 메시지를 떠올릴 수 있다. 명료함, 속도감, 타협하지 않음 등이 연상된다. 예리한 관찰과 추리로 사건을 풀어나가며 선과 악을 가리는 결말로 곧장 직진하는 추리 시리즈에 대한 해석으로 괜찮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역사 미스터리인 시리즈 특성 또한 제대로 살렸다. 눈만 클로즈업 했을 뿐인데 어쩐지 인물마다 석연치 못한 구석이 있을 것 같고 의뭉스러운 수상함을 자아낸다. 처음 출판사 공식 홍보 이미지를 접하고 각 표지의 눈빛이 심상치 않아 보자마자 ‘이거 누구 디자인이야!’하고 찾아보니 워크룸이었다. 탁월한 선택이다.



* 네이버 이북 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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