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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택시와 운수좋은날
  • 수도사의 두건
  • 엘리스 피터스
  • 15,120원 (10%840)
  • 2024-08-05
  • : 1,859


1977년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으로 시작한 캐드펠 시리즈의 3권 『수도사의 두건』은 1981년* 영국 추리작가협회에서 수여하는 실버 대거 상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1, 2권으로 기대가 점점 올라가는 상황에 상까지 수상한 작품이라니 한층 두근거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 책날개의 작가소개를 인용했는데 연도에 오류가 있는 것 같다. CWA 역대 수상자 목록을 검색하면 1980년 수상작으로 나온다.



이왕 추리문학상 얘기가 나온 김에 한번 찾아보았다. 영국 추리작가협회(The Crime Writers' Association)에서 수여하는 대거 상(Daggers Award)은 미국 추리작가협회(Mystery Writers of America)에서 수여하는 에드거 상(Edgar Award)**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추리문학상이다. 최우수 장편에 ‘골드 대거’를 수여한다. 1969년부터 2005년까지 준우승에 ‘실버 대거’를 수여했으나 이후 폐지되었다.


** 엘리스 피터스는 1963년 『죽음과 즐거운 여자』로 에드거 상도 수상한 바 있다.  



엘리스 피터스는 1993년 영국추리작가협회 평생공로상에 해당하는 Diamond Dagger를 받았다. Historical Dagger라는 부문이 있어 더 알아보니 익숙한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CWA는 캐드펠 수사 시리즈(1977-1994)로 역사 미스터리 장르를 대중화한 것으로 평가받는 엘리스 피터스를 기념하여 1999년부터 2005년까지 그의 이름을 딴 Ellis Peters Historical Dagger를 수여했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는 Ellis Peters Historical Award로 불렸고 현재는 CWA Historical Dagger라는 이름으로 수여하고 있다.




해당 기간의 수상작을 검색하면 작품 표지 사진 아래 ‘Estate of Ellis Peters’라고 표시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폰서가 바뀔 때마다 이름이 자주 변경되는 대거 상의 특성상 이전 명칭을 따로 표기하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은 후 영미권 역사 추리소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면 Historical Dagger 수상 목록을 참고해도 좋겠다. thecwa.co.uk/past-winners에서 검색할 수 있다.





독살에 주로 쓰이는 식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지닌 추리소설 애독자라면 3권의 제목만 보고도 무엇을 의미하는지 바로 알아챘을 것이다. 물론 나는 지식이 전무했기에 이번에 새로 알게 되었다. 수도사의 두건(monk's hood)은 그 생김새를 본떠 붙인 풀의 이름이다. 한국어로도 투구 모양을 닮았다하여 투구꽃이라 부른다. 



캐드펠이 ‘수도사의 두건’ 뿌리로 만든 약물이 이번 살인 사건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독살 당한 영주를 중심으로 이권이 얽힌 인물들이 하나둘 소환된다. 음흉한 제롬 수사와 성질 급한 행정관이 사사건건 캐드펠의 추리를 가로 막지만 이번에도 적절한 탈출 기회를 만나는 주인공은 범인과의 거리를 좁혀간다. 



3권의 배경은 1138년 12월이다. 2권에서 만난 인물과의 반가운 재회도 있고 로버트 부수도원장의 코가 납작해지는 반전도 있다. 실마리가 보이지 않던 사건은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급박하게 전개된다. 양 떼를 몰던 캐드펠이 헛간에서 범인의 진실을 들은 후 내리는 마지막 선택의 순간과 크리스마스 아침에 맞이하는 평화로운 정경의 대비가 극적이다.



이번에도 살인 사건은 무사히 해결되고 죄인은 스스로 회개할 자유를 얻는다.  정말이지 모두가 기쁘고 축복받는, 누구도 괴롭지 않은 전형적인 크리스마스 동화가 연상된다. 그날 아침에는 결국 모두 웃게 되는 해피엔딩이 기다리고 있다. 결말에 다다른 후에야 왜 이 작품이 수상작이 되었는지 알 것 같았다. 짙은 허브향과 겁 없이 투닥투닥 장난치는 어린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한 에피소드다.



∎ 3권에서 찾은 옥에 티

195쪽 9행, 열한 살 소녀가 오기는 모습을 → 오가는 모습을

248쪽 18행, 고개를 숙이 뒤 → 숙인 뒤

313쪽 13행, 오아인 귀네드 26번 주석 누락 → 1권의 오아인 왕자, 2권의 오아인 귀네드를 참고할 것 



* 네이버 이북 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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