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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고양이와 나
  • 달콤한 노래
  • 레일라 슬리마니
  • 17,820원 (10%990)
  • 2017-11-03
  • : 2,360

첫 페이지를 펼치고 나면 마지막 장을 덮기까지 책을 놓기 힘들다. 

집 나간 집중력 찾는데 도움되지 않을까. 


독서 모임에서 읽은 책인데, 너무 재미있었다. 첫 페이지부터 충격적이고, 마음이 굉장히 불편하고 힘든 상태에서 책을 읽게 된다. 루이즈라는 완벽한 보모가 왜? 아이들을 살해하게 되었는지 궁금해하면서 이야기가 쌓이는 것을 따라가게 된다. 


미리엄은 아이를 낳아 완벽한 엄마가 되고, 가족을 이루고 싶었지만, 육아와 집안 일에 지쳐가고 일 나가는 폴이 미워지며, 다시 일하고 싶어 한다. 그럼에도 둘째를 낳고, 상황은 악화되기만 한다. 폴 또한 자신의 세상이 좁아져서 지옥같다고 느끼며 회피한다. (니가 그러면 집에 있는 미리엄은 얼마나 더 지옥이겠니) 


친구를 만나도 열등감만 느끼며 자신의 모습을 자학하다가 우연히 만난 법학과 동창 파스칼에게 일자리를 제안 받고 계시로 여기며, 보모를 뽑게 된다. 엉망인 여럿을 지나 첫 눈에 반한 금발 머리 인형 같은 루이즈를 들이게 된다. 루이즈의 나이를 계속 궁금해하면서 읽었는데, 루이즈의 외모가 완벽하게 단정하고, 인형 같다는 묘사가 반복되는 것에 비해 나이는 모호하다. 루이즈의 딸 스태파니를 생각해보면, 4-50대 정도가 아닐까. 5-60대일 수도 있고. 


저자는 모로코에서 17세까지 살다가 프랑스로 이주해서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배우로도 일하다가 기자가 되어 소설을 쓰고, 이 소설은 두 번째 소설로 공쿠르상까지 수상하며 대히트를 쳤다. 


영어 제목은 미국판은 perfect nanny, 영국판은 lullaby 이다. 이번 모임에서 이 책을 우리말로 읽은 사람들과 영어로 읽은 사람이 이 있었고, 감상이 크게 달랐다. 아시아 저자의 책을 영어로 읽으면 굉장히 다른 느낌인데, 프랑스어 소설을 영어로 읽어도 다른 느낌일까 궁금하다. 제목만 보면 '달콤한 노래 changson douce' 와 perfect nanny 완벽한 보모 사이에는 큰 간극이 있다고 보인다. 


이 소설은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받은 걸로 알려지는데, 깔끔한 엔딩이 아니라 앵? 했다는 사람도 있어서 실제 사건을 찾아봤다. 뉴욕에서 내니로 일하던 사람이 각각 여섯 살, 두 살 아이를 키친 나이프로 찔러 죽이고, 자신의 목과 배를 찔렀으나 자살에는 실패했다는 사건이었고, 동기는 시간당 18불을 받았는데, 돈문제가 있어서 더 일하게 해달라고 했지만 거절 당해서 그런 것으로 나와 있다. 


소설과 많은 부분이 겹쳐 있다. 


요즘 많은 소설들이 읽고 나면 비슷비슷해서 여기서 봤나, 저기서 봤나 싶고, 읽을 때는 재미있지만, 읽고 나면 금새 잊혀지는데, 이 이야기의 많은 부분들은 오래 남을 것 같다. 


미리엄은 아이를 가지고 싶고, 아이에게 가장 좋은 엄마이고도 싶고, 변호사로서 성공도 하고 싶다. 그것이 얼마나 좋은 것이라도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하나는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당연한 진리인데, 둘 다를 욕심낸다. 그건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정도의 차이이지 '선택'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아이러니일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그 좋은 것을 하기 위해 해야할 번거롭고 힘든 일들이 잔뜩이다. 그런 그 앞에 나타난 완벽한 보모. 아이를 돌보는 것 뿐만 아니라 (정당하게 돈을 주고) 요청하거나, 부탁하지 않은 집안 일까지도 완벽하게 해내서 아이를 낳기 전보다도 더 완벽하게 집이 꾸려져 돌아가게 된다. 


그런 완벽함이 현실에 존재할 리 없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의존하게 되고, 그 완벽해 보이는 현실에 안주하기 위해 루이즈로부터 받게 되는 쎄한 신호들을 무시하고 회피하게 된다. 


루이즈라는 인물은 내게 캐릭터라기보다는 '실제하기에는 완벽해 보여서 말이 안 되는 어떤 것'으로 느껴졌다. 그런 루이즈라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책을 읽었다. 


루이즈의 비인간성은 작품 속에서 인형 같은 외모로 자주 묘사된다. 청소와 정리, 그 외의 집안 일들을 완벽하게 해내고, 아이들을 자신의 방식으로 길들이고, 결국은 미리엄과 폴까지도. 그런 어른스럽고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는 한편, 남편 자크로 인해 얻은 빚과 청구서들, 그리고 월세까지 외면하면 없어질거라는듯, 묻어두고, 변호사인 미리엄이 도와주겠다는 제안까지도 거절하는 생활력 없는 모습, 아이 같은 모습이 대조적이다. 인형 같고, 아이 같다는 식으로 끊임없이 묘사되는데, 완벽한 보모인. 비인간적이고, 비현실적인 아슬아슬한 완벽함이다. 


그런 루이즈가 미리엄과 폴에게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둘 다 선택하고 누릴 수 있게 만들어주는 '달콤한 노래' 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이 책의 첫 장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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