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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고양이와 나
  • 지중해의 끝, 파랑
  • 이폴리트
  • 33,060원 (5%1,740)
  • 2025-07-05
  • : 1,912

혹은 희망들 속의 절망 


올해의 책이다. 


작은 보트에 몸을 맡기고 목숨 걸고 망망대해로 나온 난민들을 구조하는 구조선 '오션 바이킹' 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내용도, 그 내용을 옮기는 그림과 글도 세심하다. 

번역도, 상황에 따라 변하는 우리말 폰트도 아름답고, 생생하다. 





원래도 쉽지 않은 난민 구조선의 일은 코로나로 인해 불가능과 가능의 선을 오가게 된다. 

저자인 이폴리트는 기자의 자격으로 오션 바이킹의 눈과 입이 되어 바다에서 목격하고, 경험하는 일들을 세상에 전한다. 

복잡한 정치적 그물 끄트머리에서 삶과 죽음을 오가는 난민들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한다. 


일이 되게 만들기 위해, 바다 위에 떠다니는 난민들을 구조하기 위해 가장 예민하게 각자의 할 일들을 끊임없이 다듬고, 협력한다. 모든 준비들은 완벽해야 하고, 분과 초를 다투는 구조 순간을 대비하는 동시에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의 일들이 일어나는 구조 상황에 마음을 단단히 다져야 한다. 이 부분이 가장 힘들다. 그와 같은 감정의 고저를 겪으며 떠나는 사람들, 추스리고 돌아오는 사람들, 버티는 사람들이 있다.



망망대해에서 그들은 희망이고, 절망이다. 군해경들로 인해 무력하게 지켜보기만 해야할 때도, 구조 하는 순간에 바다로 휩쓸려가는 모습을 바라볼 수 밖에 없을 때에도. 너무 늦어버려 구조 가방보다 바디백을 더 많이 사용해야 할 때도 있다. 


'난민' 꼬리표를 달고, 살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허름한 보트를 타고 바다 위에 떠다니며 육지를, 구조선을 기다리는 그들을 각국은 갖가지 핑계로 외면한다. 바다라는 공간이 배경이어서 세계가 '국가' 단위로 나누어져 있지만, '지구' 라는 행성의 인류라는 종이라는 것이 조금 더 실감났다.  








근래 이 책 포함 '난민', '이주 노동자' 에 대한 책들을 연속해서 읽었다. 출판사 이벤트 신청해서 받은 도서들이었는데, 

생각해보지 못했던 주제의 책들을 현장에서 경험한 눈으로 알려줘서 좋았다. 


이 이야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절망들 속의 희망이 될지, 희망들 속에 절망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희망적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렇게 쓸 수 없는 현실) 모든 사회 문제의 첫걸음은 아는 것(awareness) 이다. 이 책을 읽고, 이 책에서 알게 된 상황과 사람들의 시야를 공유해보는 것이 희망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는 길일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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