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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를 읽었다....

오랫만에 책에 대한 생각을 글로 옮기고 싶게 만든  너무나 유쾌 발랄한 책이였다.  내용인 즉슨 이라부라는 정신과 의사가 강박증 환자들을 치료하는 에피소드들로 구성된 책이다. 주인공인 이라부의 치료방식은 간단하다. 환자가 오면 올때마다 무조건 핫도그 같이 커다란  주사바늘로 비타민주사를 한방 쏘는게 전부이다.  그리고 덧붙여 이라부가 의도는지 모르겠지만 5살아이 철없이 순진한, 혹은 안하무인격인, 눈치없는 혹은 엽기적인 행동들은 환자들을 치료로 이끈다.  

대머리에 가발을 쓴 장인어른의 가발을 벗기고 싶은 충동을 누르지 못하는 의사친구를 꼬드겨 가발 벗기기를 주동하고,  공중그네를 번번이 실패하는 한때 잘나갔던 곡예사의 서커스단을 찾아가 공중그네를 배우고, 유명한 연애소설 작가가 오자 자신의 소설을 출판해 달라며 하루만에 소설을 써들고 출판사 직원을 애먹게 만들고...이라부는 환자가 오기만하며 자신이 더 신나하며 환자의 일들을 자신이 실행해 본다. 물론 100킬로 정도 되는 거구에 공중그네며 야구며 잘할리 없지만, 좌절하지 않고, 아니 좌절이라는 말은 '이라부 사전'에 없는 듯이 흥미진진하게 배워간다.

심리상담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나는 이 소설을 읽고 나서 상담을 하는 중에 이라부가 떠올라 웃음이 날뻔했다. 마치 내가 이라부처럼 상담 하고 있는 내담자가 경험하는 삶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충동을 느꼈기 때문이다. 최근 한 내담자가 유익하다고 말한 모임에 나도 껴달라고 할뻔했으니 말이다. 이런 내 마음때문이였는지 오히려 상담과정은 흡족하게 느껴졌다. 이라부처럼 떼를 쓰지는 않지만, 이라부처럼 환자의 삶을 직접 경험하고 싶은 욕구를 가지는 것이 환자의 삶속으로 들어가 환자를 치료로 이끄는 기제가 되는게 아닌가 싶다. 

공중그네는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재미 있는 책이였지만,  내 일에  활기를 주고 상담하는 자세를 다시 돌아보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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