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접한 건 중학생이었을 때 였다. 그 당시 세계문학을 하나 씩 읽어 가던 나에게 데미안은 왠지 끌리지는 않지만 그래도 순서상 읽기는 해야하는 그런 책이었다. 그래서 처음 몇번은 읽으려고 시도는 했지만 잘 읽히지 않아 포기한 책이었다. 그때는 내용이 재미가 없어서 읽지 못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중학생으로서 이해가 어려워 재미가 없게 느껴진 것이었다.
책을 한장 한장 읽어 갈때마다 감탄을 금지 못하고 때론 미소를 때론 눈물을 흘리게 한 책이었다.
오랜만에 나의 내면을 훤히 꽤 뚫는 듯한 책을 읽어 마치 꿈은 많았지만 그만큼 머리 속이 어지러웠던 학창 시절로 되돌아 간 것 같은 기분좋은 느낌을 책 읽는 내내 받았다.
나는 데미안과 싱클레어의 중간에 가까운거 같다. 그들의 완성된 모습이 아닌 방황하는 싱클레어와 완성된 데미안의 중간 단계
지금 내 삶이 한 기로에 서 있어 진지한 고민이 많아서 인지 나 자신이 그들에 대비 되었고 싱클레어의 힘든 방황이 결코 낭비의 시간이 아니라는 것이 내게는 큰 위로가 되었다.
어찌 이리도 나의 현재의 삶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힘을 줄 수있을까
헤세는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었을까 하는 감탄을 하면서 책을 읽었다.
인간에겐 누구나 고뇌를 하는 시간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한 고민이 아닌 진정한 나 자신에 대한 성찰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전부 다가 아닌 것 같다.
여중생이었던 나는 이해 할 수 없었지만 시간이 흘러 어느 덧 이십대의 중반이 지난 내게 '데미안'은 그 어떤 것보다 내게 위로와 용기를 준 책이었다. 진정한 위로와 용기를 주었다.
다 읽어 가는게 아쉬워 한 장 한 장 아껴가며 읽은 책이었다.
모든 내용을 말로 할 수 있을 정도로 외우고 싶은 책이었다.
진정한 자아를 찾고 싶은 나에게 때맞게 찾아온 보물과도 같은 책 데미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