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공허한 십자가
없어요 2026/01/0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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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허한 십자가
- 히가시노 게이고
- 12,420원 (10%↓
690) - 2014-09-15
: 4,891
2독. 예전에 읽고 정리하려다 유야무야해서 이번에는 해보려고 다시 읽었는데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읽었을 때는 재미있고 생각할 거리가 있는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너무 슬프게, 아프게 읽었다.
책은 1개의 프롤로그와 24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프롤로그에서 1장으로 넘어가면 살짝 당황하게 되는데, 사오리와 후미야라는 두 중학생 소녀-소년의 풋풋한 첫사랑의 시작을 다룬 프롤로그 이후 1장에서는 갑자기 나카하라라는 중년 남성이 전 부인 사요코가 강도 살해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 것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나카하라와 사요코는 11년 전의 어떤 사건을 극복 못 해 5년 전쯤에 이혼했었다. 사요코의 죽음 이후 그녀가 출간 준비 중이던 책의 원고를 읽고, 한편으로는 전 아내에 대한 미안함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책이 꼭 출간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카하라는 사요코의 그동안의 행적을 조사하다가 그녀의 죽음이 21년 전의 한 사건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래서 책 전체는 나카하라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캐릭터의 초점은 현재 사건을 축으로 전반부(나카하라와 사요코의 11년 전 사건)에서 후반부(사오리와 후미야의 21년 전 사건)로 이동한다. 그러면서 책의 주제도 ‘사형폐지론’을 둘러싼 찬반의 ‘공허한 십자가’ 논쟁(사형형을 받은 살인자가 반성 없이 형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기에 ‘사형은 무력하다‘는 사형폐지론자 대 살인자를 처형해도 피해자는 살아 돌아오지 않지만 그것만이 슬픔을 이겨낼 통과점이기에 ’공허한 십자가‘라도 그것마저 빼앗기면 유족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냐는 사형유지론자), 즉 ‘형벌’에서 ‘죄의식’과 ‘자기 처벌’, ‘속죄‘ 문제로 더 나아간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원체 다작 작가인 만큼 출간하는 책들의 스타일도 다양하다. 그중 이 책이나 <방황하는 칼날> 같은 작품들은 어떤 사건을 계기로 다루지만 그것을 추리 문학이 아닌 사회파 소설로 풀어나간다.
이 소설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조금 오버해서 히가시노 게이고판 <죄와 벌>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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