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책 읽어주는 남자
없어요 2026/01/03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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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읽어주는 남자
- 베른하르트 슐링크
- 13,050원 (10%↓
720) - 2013-03-25
: 5,689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저; 김재혁 역, 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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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한나는 죽었다. 그녀는 동틀 녁에 목을 맸다. (2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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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는 왜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했는가?
그녀는 ‘문맹’이었다. 글을 읽고 쓸 줄 모른다는 것은 사유를 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고, 역사를 모른다는 것이며, 그 속에서 자신의 행위가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 반추할 줄 모른다는 것이다. 하기에 그녀는 ‘자신의 일을 하는 것’에 충실했을 뿐이라고, 말하자면 그것 말고는 “달리 할 도리가 없었다”고, ”간단히 도망치도록 둘 수는 없는 입장이었다“고, ”그들에 대해 책임을 져야 했다“고 말할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었다. 그리고 자신이 문맹이라는 것이 밝혀지느니 차라리 중형을 받겠다는 심정으로 필적감정을 거부하고 문제의 보고서에 서명한 것이 자신이라고 인정한다. 그녀는 자신이 문맹이라는 것에 수치심을 강하게 느끼고 있었으며, 그것을 숨기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해 온 사람이었다. 또 그녀는 자신의 생각을 (이성이 아닌) 감정으로 표출하는 방법 외에는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이기에 “그 누구도 너를 이해하지 못하면, 그 누구도 너한테 해명을 요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이야. … 그러나 죽은 사람들은 내게 그것을 요구할 수 있어. … 재판을 받기 전에는 그들이 나한테 오려고 하면 ‘쫓아버릴 수 있었어’”(247-248쪽)라고 말했던 것이다. 하지만 수감 이후 미하엘이 카세트테이프를 보내고 그녀가 그것을 계기로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되면서 보인 행동-강제수용소 희생자들과 가해자들의 글들, 특히 여자 수감자들과 여자 간수들에 대한 글들을 읽고 모으는-을 통해 느끼고 알고 배운 역사와 자신의 행위의 의미를 이해하고는 이 세상에 자신이 속할 곳, 자신이 은폐될 곳은 없다는 생각에 출소일 새벽에 자살한 것은 아닐까.
이 소설은 나치 독일이라는 역사, 그 속에서 죄의식과 수치심 그리고 책임과 반성, 전쟁 세대(부모 세대)와 전후 세대(자식 세대)가 함께 살아가야 하는 “목표점이 확실하면서도 목표점이 없는, 성공적이면서도 헛된 운동의 이야기”인 <오뒷세이아>와도 같은 지금 독일의 현실을 한 십대 소년과 삼십대 여인의 사랑 이야기 안에서 풀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슬픈 이야기냐 행복한 이야기냐 하는 질문은 아무 의미가 없“고 ”진실되기만 하면 되“며, 과거는 언제나 생동감 있게 다가오는 현재적인 것, 즉 잊거나 제쳐버릴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이 이 소설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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