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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종미니의 서랍장

가야의 흥망성쇠와 소리의 절묘함이 느껴졌다. 가야의 고을마다 제각기 다른 소리들은 금을 타고서 너울댄다. 각자의 소리들은 나라가 기울어지면서 흐트러지고 무너지고 만다. 우륵은 그 모양새를 보고 소리의 덧없음을 깨닫는다. 나라 잃은 설움이 짙게 배인다. 옛부터 살아온 토착민들만 뺏고 뺏끼는 싸움터에서 피와 굶주림, 고통에 휘말린다. 그러한 모습을... 우륵은 파괴되어가는 소리를 담아 신라의 왕앞에서 금을 킨다. 소리의 본질을 모르는 왕앞에서 참담했을 심정을 어떠했을까? 그리고 책 곳곳에 나오는 쇠와 소리의 본질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그 보이지 않는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어려웠다. 소리와 몸과 정신 그 사이에서 얼키고 설켜서 파동처럼 울리다가 사라지는게 아닐까 한다.

약간 김훈의 책에서 아쉬운건 '칼의 노래'처럼 여성이 농락되어가는 그의 문체가 껄끄럽긴 했다. 아슬아슬하면서도 그렇다고 퇴폐적이지도 않은 성적인 장면이 자주 나온다. 남성우월속에서 쓰러지는 비련과 순결의 아라와 비화는 좀 백치미스러웠다. 비장감을 이끄게하는 소설석 장치로 이해하며 읽으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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