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엘료의 연금술사, 베로니카 죽기를 결심하다는 마음에 든 책이지만 11분은 뭐랄까? 약간 아쉬웠다. 조금은 충격적인걸 같은...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평이하다고 할까? 소설 초반부에서 마리아가 짝사랑했던 소년와 그후 스위스에서의 홀로서기까지의 내용은 좋았다.
그러나 랄프 하르트와의 만남 이후부터 마음에 안들었다. 그 만남 이후 안정(?)을 찾아가는 마리아의 모습과 그녀를 접근하는 랄프의 행동은 다분히 의도적이었다. 그녀를 처음 보자마자 당신에겐 빛이 있다는 범상치 않는 멘트를 날린걸 보니 뭔가 특별한 사람같아 보였다. 그의 내면에는 영성이 담겨있다고 할까? 정말 마음에 드는 캐릭터인거 같았다. 그러나 실체를 벗겨보니... 수많은 여성편력과 욕구불만로 뒤덮힌 돈 많고 유명한 화가에 불과했다.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는 그 였지만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단 한가지... 사랑이라는 것을 얻지 못했다. 그것을 갈구하기 위해 안달하는 수많은 남자들과 똑같았고 , 별다를게 없어보였다. 랄프의 등장이 자꾸 눈엣가시처럼 소설의 흥미를 떨어트렸다. 운명적으로 만나 결국 섹스라는 종착지가 통속적이었다. 나쁘게 말하면 달콤한 서구식 로맨스라고 할까? 마리아의 캐릭터는 내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했지만 랄프가 너무 일찍 등장해 줄거리가 정체되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