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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날로그의 반격
- 데이비드 색스
- 15,120원 (10%↓
840) - 2017-06-30
: 4,286
홍성에 대한 기억은 청명한 겨울 홍주성의 모습으로 새겨질 것 같다. 홍성에는 공공 빅데이터에 미디어 데이터와 통신사의 위치 데이터를 더해 인사이트를 얻고자 실험 중인 홍주 토박이가 있고, 그를 만나러 세 번째 홍성을 찾았다.
빅데이터 디자인을 협의하러 오가는 길에 데이비드 색스의 <아날로그의 반격>을 마저 읽었다. 포스트 디지털 경제 시대에 사람들이 다시 아날로그로 회귀하고 있다는 명백한 근거들이 저릿한 감동을 준다.
우리는 개인용 컴퓨터와 30년 이상, 인터넷과 20년, 스마트폰과 10년을 살았다.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가져다준 속도, 고속 인터넷 연결, 강력한 프로세싱 파워 같은 이점들은 고요하고 개인적인 관계, 깊은 사색과 같은 아날로그의 장점들을 희생시켰다.
깨어 있는 시간 내내 스크린을 들여다보고, 키보드를 누르고, 화면을 밀거나 두드린다. 우리의 하루는 디지털 화면과 사운드가 만들어내는 리듬에 따라 이루어진다. 이메일이 도착했다는 알림음으로 잠을 깨고 침대에서 환하게 빛을 내는 휴대전화 화면을 보며 잠든다.
그러나 디지털이 줄 수 있는 것은 현실 세계의 풍성함을 흉내 낸 모사에 불과하다. 물론 그 모사는 끊임없이 개선되어 가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시뮬레이션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우리가 또렷하게 인식하는 일상의 몇몇 순간들은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지 않은 때다. 굳은 악수를 나눌 때, 근황을 이야기하며 함께 길을 걸을 때, 그리고 빅데이터를 들여다보던 눈을 돌려 호두 케이크를 잘라먹을 때 같은. 디지털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끄는 것은 뛰어난 테크놀로지에 앞서 공감을 나누는 그런 아날로그 요소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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