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
무지개가 있을 때 가슴이 뛴다.
그렇게 뛰는 마음은 절대 늙지 않는다.”
95세까지 글을 쓰고 일했던 ‘열혈 노인’ 김욱의 에세이,
<유쾌한 폭주 노년>은 제목만큼이나 거침없고 생동감 있다.
저자는 나이를 노인의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호기심도 없고 이상도 없다면 20대에도 노인이 될 수 있고, 반대로 호기심과 이상을 품고 있다면 70대, 80대에도 여전히 청춘이라는 것이다.
자칫 꼰대처럼 들릴 수 있는 말들이 오히려 통쾌하게 다가오는 것은, 세대를 뛰어넘어 여전히 유효한 울림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글맛 또한 시원시원하고 직설적이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히는 책이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다음과 같다.
p.32
“나를 바꿔주는 주체는 결코 남이 될 수 없다. (…) 내 인생을 바꾸는 건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오직 나를 위해서만 사람은 바뀐다.”
스스로 삶의 주인으로 서야 한다는 이 문장은 노년뿐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삶에도 적용되는 강력한 메시지다.
p.46
“마음도 마찬가지다. 여러 가지 일에 흥미를 가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 ‘내 나이가 몇인데’라면서 세상에 대한 관심, 배움에 대한 관심, 낯선 것들에 대한 호기심을 중단하는 그 순간에 기력이 내 몸에서 빠져나간다.”
나이를 핑계 삼아 호기심을 거둬들이는 순간, 노화가 시작된다는 저자의 말은 많은 것을 돌아보게 한다.
또한, 저자가 노년의 즐거움과 인간관계, 미움과 집착, 그리고 놀이라는 주제를 풀어내는 방식은 현실적이면서도 철학적이다.
p.139
“기껏해야 노는 게 목표라니, 무슨 망발이냐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막상 놀아보려고 하면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다. (…) 내 안에 고립되지 말고 바깥에서 고독이 느껴지더라도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익숙한 곳, 익숙한 사람들이 아닌 처음 가보는 곳, 살면서 만날 일이 거의 없던 이들과 얼굴을 마주하는 기회를 자꾸 만들다 보면 (…) 남아 있는 시간들 위에 덧칠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대목은 노년뿐 아니라 모든 세대가 귀담아들을 만하다. 놀이는 단순한 유희가 아니라 삶의 활력과 확장을 위한 태도라는 점에서, 나이와 상관없이 마음을 울린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나이를 어떻게 먹을 것인가’보다
‘어떤 태도로 살 것인가’를 묻게 되었다.
김욱은 노년을 두려움의 시기가 아니라 폭주와 도전의 시기로 재정의한다. 결국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숫자가 쌓이는 일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무한히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유쾌한 폭주 노년>은 나이 듦의 두려움에 휩쓸리는 이들에게 속 시원한 일침을 가하고, 동시에 지금 이 순간 더 젊게, 더 유쾌하게 살도록 용기를 건넨다.
책을 덮고 나서, 나도 ‘폭주 노년’을 꿈꾸게 되었다.
페이퍼로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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