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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ani.jour
  • 치유의 캔버스
  • 김영호
  • 19,800원 (10%1,100)
  • 2025-06-17
  • : 58



예술이 우리를 치유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그 질문에 조용하고도 단단한 목소리로 답한다.

서울대학교 의대 교수이자 저자인 김영호는

『치유의 캔버스』를 통해 의학과 예술, 인문학이 만나는

특별한 장을 펼쳐 보인다.


단지 병리적 분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 전체를 조명하려는 시도다.

서문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예술 작품 감상을 통해 한없이 나약한 존재인 인간을 이해하고, 나도 결국 사라지는 존재이며 그러면서도 살아 있는 우리가 모두 존엄한 존재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p.5)

이 책의 구성은 단순한 미술 해설집이 아니다.

1부에서는 병리적, 윤리적, 심리적, 상징적 시선을 통해

작품을 읽고, 2부에서는 신화와 종교라는 다층적인 렌즈로

감상을 확장해 나간다.

한 작품에 머물지 않고, 연대기와 다른 화가의 작품까지

아우르며 독자의 시야를 풍성하게 넓힌다.



무엇보다 반가웠던 점은 상세한 작품 해설과 부가 설명이다.

의학적 관점을 토대로 화가의 삶과 정신을 읽어내면서도,

그 속에 놓인 인간적인 고뇌와 외로움을 놓치지 않는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다룬 대목이다.

“그의 붓끝에는 정돈된 기술보다 나약한 심장의 떨림이 있었고, 고요한 풍경 속에는 쓸쓸히 서성거리는 영혼이 있었습니다.” (p.57)

‘쓸쓸히 서성거리는 영혼’— 이보다 더 정확한 고흐의 묘사가 있을까.

작가는 고흐가 간질 증세로 인한 착란 상태에서

귀를 자른 것일 수 있다고 조심스레 추측하며,

그의 삶을 병리적 진단에만 가두지 않고

예술가로서의 본질까지 함께 들여다본다.



이 책은 단지 의학계 종사자만을 위한 것도,

전공자만을 위한 것도 아니다. 예술과 삶,

질병과 인간성에 대해 진지하게 사유하고

싶은 이들에게 넓게 열려 있다.

각각의 장은 하나의 주제 아래

세 작품 이상을 다루고 있으며,

풀컬러 인쇄로 구성된 코팅 페이지 덕분에 감상 또한 즐겁다.

아름다움과 앎이 조화를 이루는 순간이

이 책 곳곳에 깃들어 있다.

책의 마지막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이 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인간을 더 깊이 이해하려는 마음을 키우고, 이미 현장에서 활동 중인 의료인들에게는 본연의 초심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하며, 일반 독자들에게는 의료와 인간애에 대한 폭넓은 관점을 열어주는 작은 지침서가 되길 바랍니다.” (p.325)

『치유의 캔버스』는 인간의 고통과 아름다움,

그리고 그 경계를 가로지르는 예술의 언어에 대해

사유하게 만든다. 나약함을 인정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연민과 연대의 가능성을.

의학과 예술이 만나는 이 지점에서, 우리는 ‘치유’라는

단어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woojoos_story 모집, #군자출판사 도서 지원으로 우주클럽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독서 #책추천 #일상 #기록 #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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