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탑승을 시작하겠습니다
jjinyyeop_n 2021/01/0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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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승을 시작하겠습니다
- 정미진
- 12,600원 (10%↓
700) - 2020-10-12
: 140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앞두고 있으면 설렘반 두근거림반으로 마음이 가득찰 것이다.
혹여나 잘못될까싶고 혹시나 나의 부재가 일에 지장을 주는것은 아닌지 말도 잘 안통한다는 두려움으로 도착지에 짐을 내려놓는 순간이 되어서야 비로소 안도할 수 있다.
이 책은 연작소설로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환희를 찾아서)
- 베트남 달랏(트린)
- 터키 보드룸(고양이 소년)
- 프랑스 파리(Merci)
- 포르투갈 에리세이라(서핑 보호 구역)
- 태국 방콕(개를 끼고)
- 한국 인천(싫다고 해도 굳이)
첫 비행으로 세계여행을 간 사람들의 이야기다.
여행지에서 꾼 꿈이 내용의 한 편을 이루는데 아마 여행이라는 모호한 느낌이 투영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서핑 보호 구역‘이 실제 있는지 궁금했고 한 블로그를 보고 아! 가고 싶다로 이어졌다.
개할머니를 안고 태국까지 간 노년의 아저씨 이야기를 읽을 때는 크게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우선 내 친구 강아지 깜쥐님을 안고 세계 여행을 가는 친구를 상상했고
(가고싶은 여행지마다 반려동물 입장 가능한지 물어보는 집사다운 마음이 넘쳐나니까), 아직 경험하지 못한 배우자의 죽음 후 남겨진 감정에 대해 생각했다.
배우자가 세상을 떠날 때 스트레스지수가 가장 크다고 하고, 못해준 것들만 생각난다는데 나도 그럴까? 하는
생각과 부재의 삶이 이만큼 공허할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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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개를 끼고에 등장하는 개할머니 성함이 햇님이라 햇님이는 좋겠다 싶었다.
나의 가족이 작가라 이렇게 남겨줄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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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울집 꼬북이, 꼬꼬북이를 기억할 수 있게 남겨놔야 할텐데..
쟤들은 정말 나보다 오래 살거 같은 느낌..은 뭐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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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선 작가님도 그렇고 정미진작가님도 그렇고 <코로나시대>에 사랑이야기를 내놓기 미안하고, 여행책 내놓기 미안하다 하셨지만
오히려 이런 제한으로 놓치고 있는 본성을 깨워주는 책들이라 생각하고 감사하다.
비록 언제 다시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여행이 가능해질지 모르겠지만 꿈꾸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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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쪽
환상이 지나가고 포르투갈에 가야겠다고 마음먹었어. 그냥 파도 위에 서 있는 그 사람이 부러웠어. 아, 나도 파도를 타야겠다. 지구의 모서리를 타야겠다. 그런 생각이 밀어닥친 파도처럼 차올랐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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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쪽
그렇게 쳇바퀴 도는 일상에 안정감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낯선 것은 곧 죽어도 싫고 살아생전 도전 같은 걸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 나를 보고 아내는 야망 없는 남자는 재미없다고 혀를 찼지만 어쩌겠나, 내 그릇이 고만큼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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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나도 쳇바퀴 도는 일상에 안정감 느끼는 유형인듯 매우 공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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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쪽
여전히 여행이란 번거롭고 위험하고 극히 비효율적인 활동이라는 그의 생각은 변함이 없다. 그럼에도 그의 심경에 아주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그 마음은 늘 보던 책이 아닌 다른 장르를 파보고 싶은 탐구심, 새로 출시된 게임을 플레이해 보고 싶은 도전 의식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누구에게나 늘 가던 길이 아닌, 한 번쯤 경로를 이탈해보고 싶은 욕구가 있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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