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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버드의 서재
  • 낭만을 잊은 그대에게
  • 김성중
  • 15,750원 (10%870)
  • 2022-08-01
  • : 231
너무나 급변하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세대에게, ‘낭만’이라는 단어는 고루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인간은 낭만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 중에 낭만을 불러와 현재를 살아가는 연료로 쓸 수 있는 존재도 인간이 유일무이하다. 낭만 없이는 시와 문학은 물론이고 음악도 예술도 없다. 김성중 교수는 우리가 일상에서 회복해야 할 ‘낭만’을 19세기 영문학을 빌려 이야기한다.

사랑, 고독, 우울, 갈등, 이별, 자연, 창조… 여러 토픽을 19세기 낭만주의 영문학과 버무려 마치 하나의 옷감을 직조해나가듯 이야기하는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잘 짜여진 문학 수업을 듣고 있는 느낌이 든다. 찰스 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에서는 당시 산업세계의 양극화를 볼 수 있고, <위대한 유산>에서는 죄수들을 해외로 파송하는 비인간적인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문학은 무슨 역할을 감당하며 왜 존재해야하는지에 대한 담론이다. 문학은 사회상을 조명해주는 장치로써 감수성을 회복하여 무너져 가는 인간상을 다시 쌓아올려야 함을 역설한다.

또한, 무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삶의 정수를 담고 있는 ‘시’. 저자가 여러 영시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나는 수많은 시인 중에서도 워즈워스가 이렇게나 아름다운 시들을 썼는지 처음 알게 되었다. 시를 통해 세상의 아름다움을 다시 알게 되는 것. 잊고 있던 가치들을 다시 떠올리는 것. 그 시간들이 무척 소중했다. 이외에도 책에 실린 여러 영시들과 소설작품들은 무뎌진 감수성을 회복하고 인간으로 사는 것의 기쁨을 회복하게 해준다.

낭만주의 작가들처럼 자발적인 고독 속에서 내 안의 목소리에 귀기울일 때 외부의 여러 가치에 휘둘리지 않고 진정한 자기다움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하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한다. 아무리 많이 소유하고 있더라도 새벽의 푸르름, 한낮의 따사로움, 비가 오고 갠 뒤의 상쾌함, 저녁에 낮게 깔리는 석양의 애틋함을 모르고 지나친다면 과연 인간다운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며 낭만주의 영문학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고 살면서 겪는 여러 종류의 고통마저도 인간은 낭만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고통마저도 지극히 인간다운 것임을 알게 되었다. 고독 또한 자유하는 자연의 일부임을 알게 되었다. 자연 안에서 하나로 연결 되어 있는 우리는 외로운 존재가 아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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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것인 자연을 바라보지도 않고, 우리는 돈을 벌고 쓰는 데 온 힘을 낭비하고 있구나 -워즈워스, <우리는 너무 세속적으로 살고 있다> 중

🔖존 스튜어트 밀은 <자유론>에서 “자신의 취향보다 다른 사람들의 취향을 따른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취향 저체가 없는 것이 문제다”라고 말했다. (중략) 이런 때일수록 실존주의 철학자 키르케고르의 “주체적인 것이 진리다”라는 외침에 귀를 기울여보는 것은 어떨까? 이 말은 군중의 성향을 따라가지 말고 자신의 실존을 행동의 기준으로 삼으라는 의미다. 자유를 갈망하면서도 아이러니하게 너무나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살고 있는 요즘의 우리가 마음에 새겨야 할 삶의 지침이 아닌가 싶다. _187쪽

🔖개인의 안위와 욕망을 생각했더라면 선택하지 못했을 삶을 살았던 낭만주의 시인들을 되돌아보며 더 높고 숭고한 가치를 위해 자신의 일생을 바치는 초연한 삶의 아름다움을 깨닫는다. 우리가 그들과 똑같은 인생의 길을 선택할 수는 없겠지만, 그들의 시를 읽고 그들이 지향했던 삶의 가치를 되새겨보는 것만으로도 우리 삶에 신선한 전환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_195쪽

본 리뷰는 흐름출판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좋은 책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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