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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fect stranger
  • 매거진 B (Magazine B) Vol.20 : 기네...
  • B Media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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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9-30
  • : 606

아이리시(혹은 아일랜드)라는 명사 아래 여러 가지 경험을 했던 기억이 난다. 엔야의 서글프면서 환몽적인 노래와 분노와 울분이 농축되어 있어 보이는 시나이드 오코너의 보이스. 혹자들은 그들의 정서가 “한”을 기반으로 한다고 하여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와 일맥상통한다고 한다지만, 그것까진 잘 모르겠다. 그 후 시간이 흘러 나이를 먹고 난 아주 가끔 베일리스를 홀짝거렸다. 그리고 마주친 것이 그 나라 맥주로 유명한 기네스 였다.

 

그러니까. 언제부터였을까. 국내TV를 통해 멋들어진 슈트를 입은 배우 ㅈㅇㅅ씨가 나와 입가에 맥주거품을 묻히며 매혹스럽게 등장하더니만. 그새 모델이 바뀌어 이미지가 좋은 배우 ㅎㅈㅁ씨가 “더”를 외치는 광고로 대체되어 있다. 느낀 점은 하나. 매니악한 맥주가 이제 대중적인 기반의 마케팅을 실천하며 매출 상승의 전략을 택했다는 것이다. 사실 편의점이나 소매점에 가면 병이나 캔에 담겨 있는 기네스는 아주 손쉽게 만나곤 한다. 그런데 사실 개인적 호불호로 갈리겠으나 일반적인 맥주가 주는 탁 쏘는 청량감이나 시원함이 떨어지다 보니 혹은 기존 맥주의 맛과 많은 차이점 때문인지 그다지 맛있다는 느낌이 부족했었다.

 

그러다 우연히 동네 술집에서 난 기네스를 드래프트(생맥주)로 만나게 된다. 분위기나 인테리어는 펍이고 한창 붐빌 땐 내가 한국에서 술을 먹는지 외국의 어딘가에 떨어져 술을 먹는지 헷갈릴 정도로 이방인들이 많이들 들어차 잉글리시로 수다를 떠는 술집이다. 안주도 맥주엔 치킨이 무색할 정도로 닭이라곤 윙(날개) 밖에 없고 흔히 우리가 말하는 호프집과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굉장히 소란스럽고 왁자지껄한 분위기지만 그게 펍의 분위기이고 일단 맥주가 너무 맛있다 보니 그 모든 것이 상쇄되는 기현상이 발생한다. 기분 좋은 맥주 한잔에 안주는 수다. 그것이 못 알아먹는 언어의 퍼레이드일지라도 왠지 모르게 친근하게 느껴지는 착각이 든다.

 

이 잡지가 기네스를 다룬다는 사실은 개인적으로 반가웠던 시점이었다. 난 한참 그들의 맥주에 빠져 있는 상태였고 조금은 더 자세히 그 내막을 알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리하여 장바구니 풍덩, 결제, 배송, 도착, 읽음. 그리고 아항~! 이라는 이해의 수순을 거친다.

 

아주 짧게 정리해보면. 맥주가 그냥 맛있던 게 아니라는 사실과 기네스라는 브랜드의 사후관리의 철저함. 더불어 한 잔의 맥주로 최상의 맛을 내기 위한 나름의 철칙과 원칙.(119.5초와 14~21mm의 맥주크리미 설정에 의거한 퍼펙트 파인트)까지 꽤나 디테일한 기네스의 역사를 접할 수 있었다.

 

개인적인 식견에 의해 갈릴 수밖에 없는 것이 맥주 맛인 건 당연하겠으나, 아무래도 다른 곳에서 마시는 맥주가 근거 없이 맛없게 느껴진다는 건 전적으로 기네스 때문일 것이다. 내 입맛엔 근래 마셔 봤던 맥주 중 제일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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