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1
perfect stranger

  

어느 건축 설계 사무실에서 중동권의 어느 도시에 꽤 규모가 큰 오피스 빌딩을 설계한 적이 있었다. 별 문제 없이 설계를 마쳤고 시공을 거쳐 완공까지 이르렀고 실 사용자들의 입주까지 이루어졌다고 한다. 문제가 발생한 건 완공 후 일 년이 채 지나기 전이라고 한다.

 

우연히 그 도시를 여행하던 외국의 어느 건축가는 세워진 빌딩을 보고 경악했다고 한다. 몇 년 전 자신이 설계한 건물과 외형이 똑같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 건축가는 바로 국제소송을 준비하였고, 결국 그 건물을 카피한 국내 건축사 사무소 역시 부랴부랴 국제 법무 팀을 꾸려 소송에 준비하였다고 한다. 결과는 어떻게 났는지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러니까 본질을 따져 본다면, 한국의 그 설계사무실의 누군가가 외국의 어느 건물의 디자인을 그대로 베껴 버린 것이다. 외형부터 시작해 내부 실 구성까지 완벽하게 카피를 한 것이다. 사실 우리 쪽 바닥에서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곤 한다. 어디서 본 듯한 건물, 그 생김새나 실의 배치 등등 외형의 생김새와 마감재의 구성 등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카피를 하곤 한다. 그 정도는 실제로 세워지지 않을 건축학과 대학생들의 졸업 작품에서도 종종 불거져 나오곤 한다. 시대를 대표하거나 유행하는 어떤 건축 양식의 자기만의 해석이 아니라 특정 작가나 시대적 조류를 복사하는 수준인 것이다.

 

이런 잡설을 늘어놓는 이유는 오늘 본 신문기사 한 토막 때문이다. 사실 이 기사가 조만간 사라질 가능성은 꽤 높아 보인다.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3091052151)

 

비싼 가격 때문에 엄두를 못내는 진공청소기 제조업체 다이슨(날개 없는 선풍기로 유명한 영국 기업이지만, 사실 진공청소기로 유명한 기업이다.)의 제품을 거의 카피했다고 한다. 외형적 디자인이 아닌 공학적 특허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한다. 사실 S전자의 이 제품의 TV 광고를 봤을 때 짐작했었다. 다이슨의 제품 디자인을 그대로 복사한 수준이고, 이게 또 스마트 폰 마냥 소송전쟁이 벌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 (예상이 틀리지는 않았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국내에 판매되는 다이슨 진공청소기의 가격은 70만 원대를 형성하고 있을 정도로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며, 국내 제품은 그에 비해 비싸봤자 10만 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나온 S사의 제품의 가격이 50만 원대라는 사실이다. (정말 대단하다.)

 

다이슨 측에선 특허권 로열티 따위가 아닌 카피 제품의 판매 및 생산 중단까지 이번 소송에 다뤄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한다. 외국의 유수 기업이니 이정도지 국내 중소기업이었다면 계란으로 바위 치는 수준으로 눈뜨고 특허나 디자인 강탈당하고 끝날 일이다.

 

이제 어떤 과정이 진행될까. 아마도 이를 계기로 디자인 혁신이나 기술 혁신 보단 능숙하고 효과적으로 소송에 대비할 일류 법무 팀을 꾸리고 있을 것 같다. 수백억을 변호사에게 지불하는 돈이 아깝지 않으며, 디자인에 투자할 수백억이 아까운 월드 베스트 기업은 달라도 뭔가 확실히 달라 보인다.

 

 

 

 

뱀꼬리 : 국뽕 한 사발..이란 단어란 뜻을 얼마 전에 알았다. 맹목적일 정도의 국가충성주의와 애국주의를 비꼬는 말이란다. 하긴 이 기사 밑에 주렁주렁 달린 댓글 역시 국뽕 한 사발 진하게 들이킨 사람들이 제법 많더라.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어느 건축 설계 사무실에서 중동권의 어느 도시에 꽤 규모가 큰 오피스 빌딩을 설계한 적이 있었다. 별 문제 없이 설계를 마쳤고 시공을 거쳐 완공까지 이르렀고 실 사용자들의 입주까지 이루어졌다고 한다. 문제가 발생한 건 완공 후 일 년이 채 지나기 전이라고 한다.   우연히 그 도시를 여행하던 외국의 어느 건축가는 세워진 빌딩을 보고 경악했다고 한다. 몇 년 전 자신이 설계한 건물과 외형이 똑같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 건축가는 바로 국제소송을 준비하였고, 결국 그 건물을 카피한 국내 건축사 사무소 역시 부랴부랴 국제 법무 팀을 꾸려 소송에 준비하였다고 한다. 결과는 어떻게 났는지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러니까 본질을 따져 본다면, 한국의 그 설계사무실의 누군가가 외국의 어느 건물의 디자인을 그대로 베껴 버린 것이다. 외형부터 시작해 내부 실 구성까지 완벽하게 카피를 한 것이다. 사실 우리 쪽 바닥에서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곤 한다. 어디서 본 듯한 건물, 그 생김새나 실의 배치 등등 외형의 생김새와 마감재의 구성 등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카피를 하곤 한다. 그 정도는 실제로 세워지지 않을 건축학과 대학생들의 졸업 작품에서도 종종 불거져 나오곤 한다. 시대를 대표하거나 유행하는 어떤 건축 양식의 자기만의 해석이 아니라 특정 작가나 시대적 조류를 복사하는 수준인 것이다.   이런 잡설을 늘어놓는 이유는 오늘 본 신문기사 한 토막 때문이다. 사실 이 기사가 조만간 사라질 가능성은 꽤 높아 보인다.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3091052151)   비싼 가격 때문에 엄두를 못내는 진공청소기 제조업체 다이슨(날개 없는 선풍기로 유명한 영국 기업이지만, 사실 진공청소기로 유명한 기업이다.)의 제품을 거의 카피했다고 한다. 외형적 디자인이 아닌 공학적 특허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한다. 사실 S전자의 이 제품의 TV 광고를 봤을 때 짐작했었다. 다이슨의 제품 디자인을 그대로 복사한 수준이고, 이게 또 스마트 폰 마냥 소송전쟁이 벌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 (예상이 틀리지는 않았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국내에 판매되는 다이슨 진공청소기의 가격은 70만 원대를 형성하고 있을 정도로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며, 국내 제품은 그에 비해 비싸봤자 10만 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나온 S사의 제품의 가격이 50만 원대라는 사실이다. (정말 대단하다.)   다이슨 측에선 특허권 로열티 따위가 아닌 카피 제품의 판매 및 생산 중단까지 이번 소송에 다뤄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한다. 외국의 유수 기업이니 이정도지 국내 중소기업이었다면 계란으로 바위 치는 수준으로 눈뜨고 특허나 디자인 강탈당하고 끝날 일이다.   이제 어떤 과정이 진행될까. 아마도 이를 계기로 디자인 혁신이나 기술 혁신 보단 능숙하고 효과적으로 소송에 대비할 일류 법무 팀을 꾸리고 있을 것 같다. 수백억을 변호사에게 지불하는 돈이 아깝지 않으며, 디자인에 투자할 수백억이 아까운 월드 베스트 기업은 달라도 뭔가 확실히 달라 보인다.         뱀꼬리 : 국뽕 한 사발..이란 단어란 뜻을 얼마 전에 알았다. 맹목적일 정도의 국가충성주의와 애국주의를 비꼬는 말이란다. 하긴 이 기사 밑에 주렁주렁 달린 댓글 역시 국뽕 한 사발 진하게 들이킨 사람들이 제법 많더라.       " />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