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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OOKWORM
평소에 읽고싶었던 책이었는데, 친구가 내 속을 읽은듯 선뜻 내밀었던 책이다. 자주 책선물을 하던 그였기에, 역시 나의 수중에 들어온 책이겠거니 좋아할무렵 그의 쇳소리, '좋아하지마, 보고 다시 가져와,알았어?' 어제 새벽, 따뜻한 욕조안에 누워서 순식간에 읽었다. 노박이라는 이름의 쥐가 겪게되는, 어떻게 보면, 너무 식상한 사랑얘기에 불과하다. 하지만 너무 남일같지가 않아서말이야 그가 말했다, 갑자기 51페이지를 펼쳐서 내 눈앞에 들이밀고는 다짜고짜 읽으라고했다.

『너무 웃고 뛰어 지친 릴라는 노박씨의 어깨에 살포시 머리를 기대고 속삭였다.
'나의 기사님..'
그도 살며시 릴라의 어깨를 안고 대답했다.
'그래요, 내가 당신의 기사요, 언제까지나 영원히 말이오.....'
순간 릴라가 어깨에 기댔던 머리를 휙 들고 일어섰다.
'영원히라구요? 지금 영원히라고했나요? 나는 나고 당신은 당신
이에요, 우리가 함께 있어 즐겁다면 그걸로 된거에요. 그게 아
니라면 그냥 끝이라구요!'
자다가 따귀라도 맞은듯한 기분이었다.
도대체 영문을 알수없었다..』

보고 느끼는거없냐는 그녀의 질문에 나는 순간 무언가를 들킨듯 얼굴이 붉어졌다. 그리고 다시 펼친 70페이지에서 노박씨는 외친다. '나는 나야! 그리고 네말대로 넌 바로 너지! 넌 소중한 내 마음을 받을자격이 없어!' 부끄러웠다.. 사랑에 솔직하지못하고, 애써 미래를 외면해버리는 겁장이같은 내 모습이 자꾸 나를 괴롭혔다. 나밖에 모르는 내 모습이 갑자기 너무 유치하고 진저리가나서, 목욕하는내내 내 어깨는 슬프게 가라앉아있었다..

may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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