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소설가 아지즈 네신의 풍자소설 모음집 <일단, 웃고나서 혁명> 중에서 "민주주의 영웅되기, 참 쉽죠?"라는 단편의 결말 부분입니다.
열여섯 살 소녀가 서른 살짜리 남자를 산으로 납치했고, 여든살 노파가 열 살짜리 소년을 집에 감금했다는 기사를 신문사에보낸 날이었다. 고위 공무원이 우리 주를 방문했다. 신문에 기사를 꾸며대기 좋은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나는 그 고위 공무원이 마음에 들어, 옳은 기사를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유명 기자이니 신문사도 어쩌다 한 번 보낸 옳은 기사를 싣지 않을 수는없을 터였다. 그날은 어찌 되었든 간에, 어떤 대화를 나누었고 어떤 일이 있었든 간에, 거짓말 한마디 보태지 않고 있는 그대로 기사를 썼다. 정당 문제, 국내 문제 등에 관해 거짓말을 쓸 수는 없었다.
내가 기자가 되어 쓴 바른 기사가 처음으로 신문에 실린 날,
나는 체포되었다. 지금 나는 교도소에 있다. 여러분도 각 신문에
"교도소에서 머리카락이 잘린 민주주의의 영웅" 이라는 기사와함께 실린 내 사진을 보았을 것이다. 내 직업을 배반한 벌을 받은 셈이지만, 어쨌든 민주주의의 영웅이 되었다. 신문기자로 일하면서 단 한가지가 부족했는데, 지금 그것을 채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