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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지 못하는 희망
  • 황야의 이리
  • 헤르만 헤세
  • 10,800원 (10%600)
  • 2020-07-25
  • : 1,094
Der Steppenwolf ...어느 아웃사이더에 관한 이야기<황야의 이리>, 헤르만 헤세 쓰고 권혁준 옮김, 을유문화사, 2020 _을유세계문학전집 104번째 책
P. 59 옛날 한때 황야의 이리로 불렸고 하리라는 이름을 가진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두 다리로 걷고 옷도 걸친 인간이었지만, 본래는 한 마리 황야의 이리였다. 그는 이해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배울 수 있는 많은 것을 배운 사람이었고 상당히 총명한 남자였다. 그러나 그가 배우지 못한 것이 있었는데, 자기 자신과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법이었다. 이것만은 할 수 없었다. 말하자면 그는 불만족스러워하는 인간이었다. 그가 그렇게 된 것은 아마도 마음 깊은 곳에서 자신이 본래 인간이 아니고 황야에서 온 이리라는 것을 늘 의식하고 있었기 (또는 그럴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헤르만 헤세의 <황야의 이리>를 이제야 읽었습니다. 이 소설은 도시와 문명사회라는 황야를 한마리 늑대로 살다간 하리 할러라는 고독한 이방인 , 외로운 영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하리 할러의 내면에는 인간과 늑대, 즉 “사상.감정,문화와 잘 길들여진 본성의 세계”가 “충동과 야성,잔인함의 어두운 세계, 승화되지 않은 거친 본능의 세계”와 함께 공존하고 있어서 늘 분열을 일으킵니다. <황야의 늑대>는 이처럼 내적 분열과 갈등을극복하기 위해 하리 할러 벌이는 치열한 노력의 기록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할러가 새로운 정신세계와 자아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사건들은 오늘날의 시점에서 되돌아보아도 충격적일 만큼 대담합니다. 정신분열, 마약, 동성애,그룹 섹스, 고급 창녀, 문명의 거부, 거친 야수성 등 현대 문명사회의 모든 문제를 어떤 도덕적 가치기준에도 구애됨이 없이 자유롭고 도전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소설은 60년대 말 미국과 유럽의 학생운동 세대와 히피들에게 성경처럼 읽혔던 것이 아닐까요? 하리 할러뿐 아니라 우리 모두는 내면에 <인간과 늑대>를 함께 지니고 도신의 정글을 헤매고 다니는 존재인지도 모릅니다. 기술과 정보의 시대가 우리에게 장미빛 미래를 보장해주는 듯하지만 여기저기에서 문명의 위기가 실체를 드러내고 있는 오늘날 1927년에 쓰여진 이 소설은 현대 기술문명에 대한 치열한 비판이라는 면에서 더욱 그 의미가 있습니다. 모처럼 깊이 고민하며 읽었던 <황야의 이리>였습니다. 생각은 많았지만 잘 아직 잘 정리가 되질 않네요. 가을이 오면 다시 한번 읽어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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