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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e's bookshelf
  • 숨 가쁜 추적
  • 데이비드 쾀멘
  • 30,000원 (300)
  • 2025-09-08
  • : 185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는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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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팬데믹이라는 전 지구적 사건을 다루며, ‘과학의 인간적 얼굴’을 보여준다. 단순히 바이러스의 기원을 추적하는 기록이 아니라, 그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수많은 ‘경고’를 무시해왔는가를 일깨운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작가가 직접 말했듯, 이 책이 “현장을 뛰지 않은 르포”라는 점이었다. 작가는 팬데믹으로 인해 어디에도 가지 못했지만, 전 세계 과학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냈다. 그들의 말은 조용하지만 단단했고,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다.”라고 말하는 듯했다.

특히 도널드 버크가 1997년에 내놓은 “다음 팬데믹은 RNA 바이러스에서 올 것이다.”라는 경고는 예측이 아닌 명백한 과학적 사실로 다가왔다. 그럼에도 우리는 대비하지 않았고, 결국 그 무지의 대가를 전 세계가 치러야 했다. 처음엔 ‘바이러스가 얼마나 잔인한가’라는 생각이었지만, 읽을수록 ‘이건 자연의 한 부분이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가는 바이러스를 단순한 ‘병원체’로 보지 않는다. 그는 그것을 자연의 언어, 균형이 깨졌을 때 나타나는 신호로 바라본다.

인간의 탐욕, 무절제한 개발, 자연에 대한 착취. 바이러스는 그 모든 것의 결과로 등장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책을 덮고 난 뒤에도 머릿속에 맴도는 질문이 있었다. “다음번에도 우리는 경고를 무시할까?” 이 질문은 단순히 보건 정책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질문이다. 과학은 끊임없이 답을 찾고 있지만, 인류는 여전히 듣지 않으려 한다.

“팬데믹은 예상 밖의 사건이 아니라, 예고된 재앙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바이러스가 아니라, 잊어버리는 인간의 기억력이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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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8
그 경보는 크게 그리고 오랫동안 울리고 있었지만, 그 당시엔 만인의 무관심과 이를 듣지 않는 공허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

p.410
이 바이러스에 대해 모든 걸 아는 사람은 없으며, 이를 이해하려는 우리의 노력은 이제 막 시작에 불과하다. 코로나19 팬데믹 - 이 글을 쓰고 있는 자금 이 순간까지도 여전히 팬데믹이다 - 의 길고 지루한 몇 달과 몇 년이 우리에게는 참으로 오래 느껴졌을지 모르지만, 사실 우리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다가올 과제들과 팬데믹의 후기 국면에 우리 자신과 사회를 어떻게 적응시킬지에 대한 고민조차 우리는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이 바이러스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할 것이다. 그것은 인간 체내에 있을 것이다 - 항상 어단가에 있을 것이다 - 그리고 우리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일부 동물에게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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