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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e's bookshelf
  • 우연한 엔딩
  • 인영
  • 13,500원 (10%750)
  • 2025-07-15
  • : 243


《우연한 엔딩》은 청소년들의 일상을 담아 그 안에서 상처와 치유, 자아 탐색과 우정을 섬세하게 풀어낸다. 작가의 문체는 담백하면서도 감성적이다. 서정적인 흐름과 잔잔한 리듬이 있어 읽는 내내 감정을 따라가게 만든다.

이야기는 “우리가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데, 계속적으로 이어지는 안타까운 상황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의 불가피한 통과의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주인공인 '유나'와 어릴 적부터 유나와 친한 친구였던 '지영', 그리고 이 둘과 함께 하게 된 '소정', 이 세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우정을 넘어서, 서로의 존재를 통해 자신을 인식하고 성장하게 한다. 우연처럼 스쳐가는 만남과 선택들이 결국은 우리를 한 걸음 더 성장하게 만드는 필연임을 작가는 담담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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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3
햇살이 뜨거울 정도로 내리쬐는데도, 그 안에 머무는 게 이상하게도 좋다. 말소리가 끊이지 않지만 마음은 시끄럽지 않다. 바람은 아무 말 없이 지나가고, 나는 그 속에 조용히 눕는다. 지나간 계절의 냄새와 아직 오지 않은 계절의 색이 동시에 머릿속을 스친다. 지금 나는 아주 멀고도 가까운 어딘가에 있다.

*

p.117
소정이와의 거리는 단순히 물리적인 간격이 아니었다. 그건 우리가 지나온 시간의 간극이었다. 감히 이해할 수 없는 시간들을 통과해왔기에 그 애가 마음을 열지 않으면 누구도 들어갈 수 없는 공간, 나는 과연 진심으로 그 아이 곁에 다가가려 했던 걸까. 아니면 일방적으로 내 마음만 전달하고 싶었던 걸까. 소정이는 우리랑 함께였지만 진짜 힘들 때는 언제나 혼자였다. 그걸 이제야 깨달은 게 미안했다. 함부로 위로할 수 없었다. 

*

p.132
여름이 다가올수록 우리는 단단해져 갔다. 언제든 알을 깨고 나올 수 있게. 시리게 따뜻한 봄별을 듬뿍 받고 자란 가지처럼, 함께 뻗어나가고 있었다.

*

p.158
말보다 간절한 침묵으로, 이름보다 뚜렷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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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는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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