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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 전 연재] 사피엔스의 미래 - 7회에서는

 제2장 '모린 다우드와의 대화' 중 일부를 공개합니다. 


모린 다우드와의 대화

모린 다우드와 멍크 디베이트 사회자 러디어드 그리피스


러디어드 그리피스

어서 오세요, 모린. 이렇게 마주 보며 일대일로 대화할 수 있어서 참으로 영광입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남성의 정체성을 상당히 대조적인 방식으로 드러내지 않나요? 이 점이 미국 문화 전반의 어떤 면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요?



모린 다우드

첫 질문부터 흥미 만점이네요. 사실 제가 두 대통령을 관찰하면서 흥미롭게 생각하는 건 두 사람 모두 약간은 충격적일 정도로 내성적인 인물이라는 거예요. 

처음에 조지 W. 부시는 거들먹거리는 카우보이 이미지로 임기를 시작했고 버락 오바마는 늘씬하고 세련된 현대판 스팍(〈스타트랙〉의 캐릭터)의 모습으로 등장했지만 알고 보니 둘 다 내향적이고 미국 시민들에게 속마음을 내보이고 싶어 하지 않아 했어요. 조지 W. 부시는 이라크 전쟁에 대해서 입을 다물어버렸지요. 설명해주지도 않고 그냥 저질러버렸어요. 오바마는 의료 보험 시스템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넷 여론도 확인하려고 하지 않죠. 


러디어드 그리피스

그러면 이러한 비판이 정당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렇게 말해도 괜찮을까요? “오바마는 남자답지 않았다?” 모린, 예전에 대통령에게 필요한 리더의 자질은 약간의 카리스마와 남성성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오바마에게는 잘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요? 


모린 다우드

저는 민주당이 오바마를 못살게 군다고 생각해요. 특히 민주당 의원들이 가만두지 않죠. 로널드 레이건과 달리 버락 오바마는 그냥 존중받기만 해서는 안 되고 약간은 강경하고 두려운 인물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 못 하는 것 같아요. 린든 존슨처럼요. 의회를 조종하고 정치적 수완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오바마가 풍기는 카리스마나 인격적 매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지 않을까요? 오바마는 대통령직의 그런 부분은 과소평가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당원들조차도 버락 오바마가 자신의 성격상 강점을 잘 활용하지 못한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마치 빌 게이츠가 컴퓨터를 좋아하지 않는 것만 같아요. 민주당 지지자들은 오바마가 루크 스카이워커처럼 되길 바라지요. 제발 그 포스를 사용해달라고요.


러디어드 그리피스

자, 오늘 토론의 주제에 관해 이야기해볼까요? 교육과 직장과 가정 내에서의 남성의 성취도가 급격기 하락하는 문제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눌 텐데요. 지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겁니까? 남성의 정체성이란 한물간 개념일까요? 아니면 남자들을 이렇게 곤경에 처하게 한 뭔가 다른 요인이 있을까요?


모린 다우드

정치적으로, 생물학적으로, 염색체상으로도 그렇습니다. 기본적으로 남성들은 진화를 멈추었어요. 이 일은 아마 1962년이나 그즈음부터 시작된 것 같아요. 여성은 하루도 빠짐없이 부지런히 진화와 발전을 거듭해왔어요. X염색체는 Y염색체보다 훨씬 빠르게 앞으로 달려가고 있는데 Y염색체는 정체되다가 지금은 거의 벼랑 끝에 서 있다고 할 수 있죠. 

제가 볼 때 여성들은 이미 꽃을 활짝 피웠어요. 반면 남성들은 꽃을 어떻게 피우는지 몰라서 두리번거리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제 여자들이 남자들을 도와야죠. 경직된 남성성이라는 개념이 사라진 새 시대에서는 말이죠.


러디어드 그리피스

그러면 이런 새로운 시대에 남성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남자가 조금 더 여성적으로 변해야 할까요? 아니면 마초 남이 더 인정받을까요? 지금 난감한 상황에 부닥친 Y염색체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전략은 과연 무엇일까요? 


모린 다우드

남자들은 그저 우리 여자들이 하라는 대로 하면 됩니다. 


러디어드 그리피스

그렇군요.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모린은 정치뿐 아니라 대중문화를 주제로 많은 글을 써왔는데, 가상의 캐릭터건 작가나 감독이건 이 세상의 남자 중에 여자를 제대로 이해하는 남성 모델이 있을까요?


모린 다우드

이 질문도 아주 괜찮은데요. 제가 최근에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다니엘 크레이그와 인상적인 인터뷰를 했습니다. 다니엘은 아내 레이첼 와이즈와 연극을 하고 있는데, 연극 이야기를 하다가 남녀에 관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누었죠. 제가 팸플릿에 누구 이름이 먼저 올라가는가로 아내와 갈등이 생기지 않는지 물어봤어요. 저는 제임스 본드로 유명한 다니엘의 이름이 맨 앞에 있을 거라 예상했지요. 아내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니까요. 하지만 다니엘은 절대 아니라고 대답했어요. 둘의 이름이 나란히 놓여 있어야 한다고요. 그 자리에서 제임스 본드가 남녀평등을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있다 보니 둘 다 똑같이 훌륭한 경력을 가진 사람들끼리 결혼하면 생활이 쉽지 않을 거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다니엘은 부부가 내리는 어떤 결정도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 되고 두 사람 모두에게 이익이 되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어요. 그런데 제게 그 말은 마치 그들이 5년 후에 이혼할지도 모른다는 말처럼 들렸죠. 왜냐하면 이곳은 할리우드잖아요. 물론 두 사람은 뉴욕에 살기는 하지만요. 



_『남자의 시대는 끝났다』출간 전 연재 8회에 계속


             


모린 다우드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22세에 언론계에 입문했다. 〈타임〉지를 거쳐 〈뉴욕타임스〉로 자리를 옮겨 1995년 신문사 유일의 여성 기명 칼럼니스트가 되었다. 1999년 클린턴 섹스 스캔들 관련 연재 칼럼으로 퓰리처상을 탔다. 신랄하고 논쟁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글을 쓴다는 평을 받는다. 저서로 『남자가 꼭 필요한가?』가 있다. nytimes.com/dowd 

             


*『남자의 시대는 끝났다』 [출간 전 연재]는 

총 8회의 걸쳐 진행될 예정이고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회 - 들어가는 말 #1 토론 배경 : 여자의 부상과 남자의 추락

2회 - 들어가는 말 #2 토론자 소개 : 우리 시대 페미니스트 4인

3회 - 들어가는 말 #3 찬반 양측의 핵심 주장

4회 - 들어가는 말 #4 토론 결과는?

5회 - 사전 인터뷰 #1 해나 로진

6회 - 사전 인터뷰 #2 커밀 팔리아

7회 - 사전 인터뷰 #3 모린 다우드

8회 - 사전 인터뷰 #4 케이틀린 모란


* 도서 정보 : 7.3일 출간되었고 지금 출간 이벤트가 진행 중입니다.















* [출간 중 연재] 기간 중 좋아요, 추천을 하시거나 덧글을 달아주신 다섯 분께는 신간 『남자의 시대는 끝났다』를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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