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 리뷰는 책콩 카페의 도움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이 책은 미국의 첨단 기술 도시 팔로 알토의 개발 역사를 통해 미국 자본주의의 발전의 양상을 다룬 역사서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19세기부터 현재까지의 시기를 5개의 시대로 구분하여 다루고 있다(1850~1900; 1900~1945;
1945~1975; 1975~2000; 2000~2020): 각 시대 별로 팔로 알토를 포함한 샌프란시스코 만 지역과 서부 캘리포니아, 나아가 미국 전체와 세계의 주요 사건들까지도 연관시켜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미국의 신세대 작가 말콤 해리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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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 알토라는 지명은 일반 대중에게는 친숙하지 않지만, 아마존이나
테슬라, 구글 같은 첨단 IT산업의 본거지가 있는 실리콘
밸리의 핵심 도시 중의 하나이자, 세계적인 명문 대학인 스탠포드 대학이 위치한 도시이기도 하다.
이 책은 여러가지로 흥미로운 책이다:
우선, 미국의 서부의 샌프란시스코 만을 이루는 샌프란시스코와 산호세
주변에 위치한 소도시 팔로 알토를 중심으로 캘리포니아에 관한 개발 역사를 다루지만, 실제로는 당대의
미국과 세계의 동시대 역사를 함께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1850년대부터 시작된 서부지역의 황금 광산
개발이 1860년대 남북전쟁 이후에 우연하게 놓이게 되는 미국대륙 횡단 철도의 완성과 당시 중서유럽의
곤란한 사정으로 인해 발생한 유럽 이민자들을 계기로 본격적인 정보와 과학기술의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는 것이다. 20세기
들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스탠포드 대학과 더불어 서부 캘리포니아의 명문 대학의 기술을 활용한 첨단 항공 산업, 2차 대전 이후의 컴퓨터와 화학 산업의 육성이 대표적이다.
역사의 전면에 나선 역사적 사건의 주인공보다는 주인공 뒤에 가려진 다수의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조명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앵글로 백인 정착민에게 땅과 목숨을 빼앗겨버린 인디언
원주민, 백인 자본가에게 인권과 목숨을 빼앗긴 철도 중국 노동자, 2치
대전 이후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인종 차별적 부의 심각한 불균형 속에 허덕이고 있는 흑인과 아시아인 계층이 있다.
가장 큰 미덕은 오늘날 미국의 문제점을 그대로 묘사하고 지적한다는 점이다:
19세기말
스탠포드 대학 설립 이후부터 지속되어온 서부 팔로 알토 지역의 전통으로 소규모 하이테크 과학 기술 벤처 업체가 출현하여 대규모 자본과 결합하여
거대 기업으로 확장하여 시장의 독과점 기업으로의 변신과 추락과 쇠퇴로 이어지는 기업 사이클 형태를 보인다는 것이다: 아타리, 휴럿-패커드, 냅스터 등도 한 때는 촉망과 사랑받던 첨단 기업이었다.
문제는 좋은 대학과 훌륭한 기업을 가진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것을 지적한다:
막대한 자본과 인력이 투자된 중고교 시설과 프로그램으로 형성된 좋은 학군으로 말미암아 치솟아버린 토지가격과
치열한 학생들 사이의 입시 경쟁과 역효과, 기술 노동자 사이의 심각한 부의 양극화의 모습은 마치 현재
한국의 강남이나 판교의 모습을 연상시키기게 만든다. 결국 고도화된 기술 자본주의 사회가 가진 단면을
묘사했다는 점에서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전반적으로 보면, 미국의 서부 캘리포니아의 첨단 기술 산업의 소도시
팔로 알토를 중심으로 샌프란시스코만 실리콘 밸리 지역, 캘리포니아, 나아가
미국의 19세기 산업화 시대의 발전 역사를 파악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