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무의식적으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그런것인지 저자와 책소개를 읽기를 거부했다.
그저 순수하게 우리 주변에서 살아가는 그 누구라는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중에 책을 온전히 이해했을때 그 누구보다도 책에 박수를 칠수 있었던 것 같다.
어떠한 선입견도, 어떤 생각도 갖지 않고 그저 책과 활자와 빌과 올리버의 말과 글에 집중해서 읽어나가길 추천해 주고 싶다.
그러고 나면, 한편에 서서히 달궈진 온돌같은 느낌이 다가올 것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개인적으로 어떤 선입견을 주고 싶지 않기에, 혹시 책을 읽을 맘이 있으시다면, 아래의 서평을 스킵하고 먼저 책을 읽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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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밤새 안녕이라는 말이 딱 맞게 스티브를 읽은 빌은 책 제목처럼 Insomniac City인 뉴욕에 오게 된다.
그곳에서 올리버 색스라는 사전을 읽는 독특한 70세의 새로운 남성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사랑에 빠지고 서로에게 흥분하고 서로에게 흥분을 가라앉혀주며, 서로에게 만족감을 주는 연인이 된다.
그리고, 올리버 색스는 빌 헤이스에게 일기를 쓰기를 권하였고, 그렇게 해서 적은 일기들이 모여 이 책 <인섬니악 시티>가 만들어지게 되는 발판이 되었다.
화려한 뉴욕, 안쪽에서 실제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잘 담겨져 있고, 올리버와 빌의 교류 역시 굉장히 담담하게 그러나 독특하게 담겨져 있다.
스티브가 죽은 뒤에 생긴 취미인 사진 찍기를 통해 빌은 뉴욕에서 만난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 내고 있다.
그 사진을 그저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어도 뉴욕은 우리나라 서울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들이 지금쯤 어디에 있을지 궁금해지는 모습이었다.
책은 그저 담담하게 자신들의 소소한 일상과 대화를 적어나가고 있지만, 그 소소함에 대한 기록이 정말 강하게 남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할수 있는 최선은 지적으로, 창조적으로, 비판적으로, 생각할 거리를 담아 지금 이 시기 이 세계를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글로 쓰는 것이다"
이 단어가 가장 이 책을 잘 설명하는 것이다.
노년의 한 백인 남자와 중년의 한 흑인 남자의 사랑이 미국에서 어떤 의미일지를 잘 안다면, 이 책이 어떤 울림으로 다가올지도 알수 있다.
특별할수도 화려할수도 없는 그저 소시민인 우리가 가장 마이너의 선택을 한 그들의 글에서 아름다움과 용기를 얻고 따뜻해지는 마음을 얻을수 있어 독서를 하는 내내 즐거웠다.
처음부터 동성애, 노인, 인종 등 그 무엇도 배재하고 그저 인간의 삶으로 읽어나간다면 정말 아름답고 따스하게 느껴질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전하는 매체가 책이기에 더 좋은 공감을 할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인섬니악 시티, 뉴욕.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아름다움이 가득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