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프트 (shift)는 장소등을 옮기다는 의미를 가진 단어이다.
무엇이 옮기는 것인지 장소라는 것이 무엇인지가 제일 핵심이 되는 아이디어이며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큰 축이 된다.
옮기는 것은 바로 질병, 물리적인 질병이며, 장소는 바로 몸이었다.
즉, 아픈사람에게 있는 물리적인 질병을 (정신적인 질병은 제외) 다른 사람에게 옮길수 있는 능력을 이야기 하고 있다.
여기에 사이비 종교와 결합시켜 묘한 분위기에 가슴아픈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것이 바로 소설 <시프트>였다.
이창은 경찰로 누군가를 쫓아서 시골에까지 내려왔다.
바로 그는 천령교 교주로 누나의 병을 고쳐주었던 바로 그 교주를 찾고 있었다.
그에게는 그 천령교 교주를 찾아야할만큼의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에게 사건이 하나 떨어지는데, 해변가 한 건물에서 온몸에 멍이들고, 얼굴에는 암이 퍼져 괴사가 일어나고 배에는 칼에 찔린 상처가 있는 하나의 시체가 발견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현장에 남아있는 칼과 칼에 묻은 피는 죽은 남자의 것이 아니었다.
더구나 칼도 남자를 상처냈다고 보기에는 너무 낡은 것이었다.
이창은 처음에 이 사건에 관심이 없었고, 같이 시골로 내려온 동료 준혁에게 맡겼다.
하지만, 해변가의 건물에서 더 끔직한 것들이 발견되고, 죽은 남자가 바로 천령교 교주인 한승목임을 알게 되면서 이창은 이 사건에 개입하게 된다.
이 소설에는 또다른 주인공이 한명더 있다.
바로 란이라는 이름을 가진 청년이다.
그는 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으로 그의 정체는 미스테리이다.
하지만, 천령교, 천령교의 교주 한승목, 한승목의 동생 한승태, 란과 그의 형 찬, 마지막으로 박용석 의원으로 연결되는 고리점을 이창은 알게 되면서 엄청난 사건의 회오리속에 놓이게 된다.
죽음이라는 것은 누군가에게 다가온다.
하지만, 질병은 누군가에게 오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이창의 누나처럼 어린나이에 질병이 발생하고 그것이 불치라고 하면, 온 가족이 고통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 누군가는 그들의 고통과 절박함을 파고들고 실제 그것을 이용해서 돈을 번다.
인간은 그런것이다.
고통에 나약하고 보잘것 없는 존재가 되지만, 타인의 고통을 기회로 삼는 사람들도 항상 존재하게 된다.
또한 자신의 고통 때문에 누군가가 희생된다고해도 꺼리낌이 없는 악마성도 갖는 사람이 있다.
이처럼 질병이라는 원초적인 문제와 오래 살고 싶다는 욕망이 뒤엉키면서 나약함, 악마성, 이중성이 복합적으로 펼쳐지는 것이 바로 시프트이다.
책을 모두 읽고나면 조금은 허망하거나, '이럴줄 알았어'라고 말할수도 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의 몰입감은 꽤 높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약간의 반전또는 충격적인 결론이 아쉽기는 했지만, 작가는 매우 가독력 높게 몰입감 높게 이야기를 꾸며내는 재주가 있는 작가인거 같았다.
그래서 좀더 멋진 스토리 라인을 짜서 몰입감 높은 작품을 써낸다면, 크게 성공할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