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참을 수 없는
  • 만화로 보는 3분 철학 2 : 서양 중세·근대 철학편
  • 김재훈.서정욱
  • 15,120원 (10%840)
  • 2021-10-27
  • : 7,859
-20260822 저자:김재훈.



1권 고대철학을 읽고 거의 9개월만에 중세, 근대 철학편을 꺼내들었다. 이번에도 이렇게 빨리 읽어도 되는 거냐 싶게 만화책이라 훌훌 훑었다. 친절하게도 텍스트가 아주 적은 책이라 금방 넘어간다. 아우구스티누스, 아퀴나스, 데카르트, 스피노자, 로크, 루소, 흄, 라이프니츠, 칸트, 헤겔 등등... 이름만 스치고 갔던, 원전은 두께도 문제지만 나의 사고력으로는 암호문처럼 눈만 스칠 그런 이름들이 나왔다. 고3 때 윤리를 배우고 대학 1, 3학년 때도 뭔 철학 과목이 있었던 것 같긴한데, 난 문돌이에도 급이 있는 것 같다. 철학 하는 분들은 수학, 과학 하라고 해도 잘할 듯한 두뇌의 소유자들…
친구가 요즘 젊은이들의 진로를 이야기하다가, 이전에는 컴퓨터공학 쪽이 인기를 끌던 것이 이제는 철학과 출신들이 오히려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에 관한 이해를 갖춘 인재가 되어 취업을 잘한다는 소리를 했다. 오래 전엔 철학, 사회학, 인류학, 이런 인간에 대한 거 공부할수록 취업 난이도가 극상이 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세상은 변하고 앞으로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다. 다만 난 이제 하던 거나 하고 살아야겠구나, 칸트는 50살 넘어서 순수이성비판을 썼다지만 그 앞의 40년의 삶이 내 40년 같지는 않았겠다. 난 이제 뭘하지, 뭘 할 수 있지, 하는 질문을 너무 길게 오래 끌고 왔는데 요즘은 그 가능성의 폭이 매우 좁고 한정적인 걸 스스로 납득시키는 중이다. 물론 자아정체성 개념을 배우는 중학생들에게는 나의 앞날은 이렇게 좁지만 너희는 아직 선택하고 확장할 가능성이 많단다, 하면서. 자기 자신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라지만 그 자아정체성을 나도 아직 모르겠어. 하물며 어린이들이 자기가 누구인지 알기란, 그런 물음을 자주 스스로에게 던지며 살라고 하기엔 조금 가혹하고 가학적인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자기 성찰이 심할수록 자신에게 관대해지기는 어려운 법이다.
그래서, 별 성찰 안 하도록 뇌를 비우고, 누웠다 앉았다 하면서 만화책이니까, 하고 별 고민없이 책장을 넘겼다. 이 정도로 후려쳐서 찍먹하게 만든 것도 뭐 능력이다. 그림이 귀엽다. 철학은 안 귀엽다. 자꾸 봐야 귀여울테지만 자꾸보기도 귀여워하기도 탐탁치 않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