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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 우리는 지금도 야생을 산다
  •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 14,850원 (10%820)
  • 2016-07-22
  • : 281
-20260402 에드워드 윌슨.


내가 가진 이 책은 10년 전에 나온 1판 1쇄이다. 끝까지 읽긴 읽었지만 이 책이 말하려는 바를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사소한 오타가 너무 많이 눈에 띄었다. 지뢰밭 뛰는 기분이어서 집중력이 점점 떨어졌다. 쉬다가 읽어도 또 똥 밟고 한숨 쉬고, 몰입 자체가 불가능했다. 처음에는 생화학에 데이고 와서 아주 미세한 분자 단위 아닌 종 단위, 개체 단위로 연구하는 생물학이니까 좀 나으려나, 했는데 흥미로워야 할 이야기들도 이상하게 집중이 안 되었다. 내가 요즘 상태가 안 좋네, 내 탓을 하다가 후반부로 오니까 이 책이 심각했고 잘못했다고 생각을 고쳐먹었다. 그래서 오자나 오문이 보이는 대로 베껴놨다.

책이 생물이라면, 이 한국어 번역책은 자연 선택에서 도태되었을 것이다. 책의 장점과 가르침을 상쇄할 만큼의 단점-오자, 어색한 문장-이 많았다. 에드워드 윌슨 선생의 책을 같은 출판사에서 퍽 많이 냈던데 궁금했을 주제들도 이런 식이면 믿고 거르게 생겼다. 번역/편집/교열 교정의 총체적 난국이 나에게서 윌슨 선생님과의 또다른 만남을 앗아갔어… 공동 번역이어서 그나마 뭔말인지는 읽혔던 전반부와 갑자기 왜 이 지경이 되었나 하는 후반부가 각각 누구 책임일지 나는 알지 못한다. 뱀에 대한 진화적, 생물학적, 문화적 공포의 형성 이야기가 초반부에서 제시되고 다시 후반부에 또 한 번 등장하는데, 거기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보려다가 엉망진창 문장들에 걸려 다 잊어버렸다.

책의 구성은 윌슨 선생님이 아주 길지도 짧지도 않게 쓴 생명, 생물학에 대한 에세이를 모아 놓은 형태이다. 뱀, 상어, 개미 그리고 (월리스 선생도 반했던) 극락조 같은 개별종들을 다루는 부분이 그나마 재미있었다. 그러다가 생태 윤리라고 해야 되나, 당위적으로 서술하는 부분은 원래도 재미가 없었겠지만 문장이 너무 꼬여서 뭘 말하는지 여러번 다시 읽어야 했다. 그럴 필요는 없었겠다 싶다. 생물 다양성 감소에 대한 우려와 인간이 지나치게 지구와 다른 종을 파먹고 있다는 취지의 서술에는 동의한다. 인간은 방향만 제대로 잡으면 지구 안 망치고 잘 할 수 있어! 하는 건 별로 와닿지 않는다. 가장 멍청하고 위험한 사람들이 제일 큰 힘을 가지고서 같은 종끼리도 뚜드려 패고 있는 마당에, 인간에게 그런 거시적 안목과 자비와 희망을 기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밑줄 긋기
-사회 생물학에는 위험한 함정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비판 없이 존재의 당위성을 규정하는 윤리학의 자연주의적 오류다. 그것은 지속적인 경계를 통해서만 피할 수 있다. 인간 본성의 대부분은 구석기 수렵 채집인의 유산이다. 그러나 어떤 유전적 편향의 증거도 오늘날 우리 사회에 존재하며 미래 사회에도 지속될 관습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수는 없다. 우리 대부분이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낸 전혀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상, 그러한 관습을 따르는 것은 생물학을 잘못 이해하는 것이다. 잘못된 생물학이 그랬던 것처럼 그것은 재앙을 불러올 것이다.(118)

-인간 중심적이 된다는 것은 인간 행동의 한계, 인간 행동의 바탕이 되는 생물학적 과정의 의미, 장시간에 걸친 유전적 진화의 보다 깊은 의미를 모두 무시하는 것이다. 인간종에서 한걸음 뒤로 물러나 의식적으로 거리를 유지하고 바라볼 때에야 비로소 좀 더 포괄적인 시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126)

-공포심은 극단적이고 불합리한 두려움으로서 메스꺼움, 식은땀, 그 밖에 중추 신경계에서 일어나는 다른 반응들을 수반한다. 먼 옛날 인류의 환경 속에 존재했던 가장 큰 위험들, 예를 들면 밀폐된 공간, 높은 곳, 뇌우, 급한 물살, 뱀, 거미 등은 이러한 공포심을 쉽게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총, 칼, 차, 폭탄, 전기 컨센트 등 현대 산업 사회에 존재하는 가장 큰 위험 요소들에 의해 공포심이 환기되는 경우는 드물다. 이 점은 주목할 만하다. (147, 저자의 입장과 다르게 나는 후자로 열거된 모든 것에 공포에 가까운 불안감이 있어서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나만 그러냐...)

-인간의 정신은 확률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같은 선택을 하는 구성원의 비율이 사회마다 동일할 수는 없으며 이에 따라 문화적 다양성의 패턴, 달리 말해 ‘민족지학적 분포의 형태’가 형성된다.(153)

-다윈의 주사위는 지구의 형편을 나쁘게 하는 쪽으로 굴러왔다. 많은 과학자들이 생각하듯이, 좀 더 상냥한 동물이 아닌 육식 영장류가 큰 발전을 이룬 것은 생태계에게는 엄청난 불운이었다. 우리 종은 파괴적 충동을 부추기는 유전적 형질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종족 안에서 뭉치기를 좋아하고, 공격적으로 세력권을 방어하며, 최소한의 필요 이상으로 개인적인 공간을 가지려 하고, 이기적인 성격과 성적 욕구에 의해 행동한다. 가족과 종족의 수준을 넘어선 협동은 어려운 일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육식에 대한 우리의 선호이다. 이것은 태양 에너지를 낮은 효율로 이용하도록 만든다. (215, 인간이 대역 죄인이긴 하네…)

-그리고 나는 생태여성주의와 같은 일종의 잡종 운동(hybrid movements)은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이다. (221, 나는 이 문장도 번역의 ‘잡종’ 단어의 선택도 불편하다. 생물학에서는 잡종이 중립적인지 (정말 그런지는 잘) 몰라도 용례로는 되게 폄하하는 말을 굳이 골랐다. 혼합형, 융합형 이 정도까지만 해도 좋았겠다.)


+오자/워스트 번역문들
-상광하지->상관하지(88, 이전에도 종종 보다 더는 못 참고 잘못된 글자 다 옮겨 적기로 했다.)
-다라->따라(100)
-니나니벌같이-나나니벌 같이(103)
-연향을->영향을(138)
-나타나틑->나타나는(149)
-사시이다. ->사실이다.(154)
-약간 떨어져서 보면 수컷은 마치-펄럭인다.(161, 버퍼링 난 것처럼 같은 문장 반복)
-회정 방향->회전 방향(185)
-추적하는 곳이다.-> 추적하는 것이다.(200, 맥락상 그렇다. 아씨 진짜 오타 이렇게 많은 책 너가 처음)
-지중해서 기후의->지중해성 기후의(203)

-야생종들은 새로운 제약, 농작물, 섬유, 펄프, 석유 대체품, 토양과 물의 복원을 통한 미개발 자원들이다. 이 주장은 명백한 사실이고 확실히 반보존자유주의자들의 진로와 주장을 막을 수 있다. (205, 여기 나만 호응 이상하고 번역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인가. 두번째 문장은 뭔 말인지는 알겠는데 진로와 주장을 막는다고 저렇게 동사 하나에 퉁쳐도 되냐)

-살아 있는 생물종의 권리에 대한 단순한 청원은 살아 있는 사람들의 원리에 대한 단순한 요구로 회답될 것이다. (207, 끔찍한 문장들이 후반부에서 갑자기 빈도가 늘어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인간에게 도움이 되도록 생태계가 이해되고 사용될 그날까지 생물계의 현명한 이용은 살아남은 생태계들을 보존하고 그들이 담고 있는 생물 다양성을 구하기에 충분하도록 그들을 면밀하게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230, 마지막 문장까지 싸우자는 건가...좀 끊어서 말이 되게 쓰라고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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