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참을 수 없는
불행아.
반유행열반인  2026/03/21 20:07
  • 길 위에서 2
  • 잭 케루악
  • 10,800원 (10%600)
  • 2009-10-23
  • : 4,747
-20260321 잭 케루악.

길 위에서 1권을 언제 봤나 찾아봤더니 2024년 12월이라고 한다. 와. 그렇게나 미룰 만큼 재미없긴 했나 보다.
그때 독후감도 다시 보니 순 책 이야기는 안 하고 계엄 얘기랑 며칠간 여러 동네를 떠돌던 내 이야기만 잔뜩 했다.
2권을 펼쳤을 땐 뭔가 익숙하고 와 봤던 동네 다시 온 느낌으로 1권을 읽을 때 보다는 잘 읽혔다. 샐과 딘은 자동차를 타고 미국의 서쪽과 동쪽, 북쪽과 남쪽, 멕시코까지 누비며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술을 마시고 밴드 음악을 신나게 감상하고 여자들을 꼬시고 다닌다. 멕시코를 도달할 꿈처럼 여기며 남쪽으로 떠난 길에선 기껏 그 멕시코 가자마자 하는 짓이 매춘부들하고 놀며 돈 잔뜩 쓰고, 마리화나 피우고 노는 거라 와 멍청이들, 했다.

매인 사람들은 그렇게나 자유롭게 마음만 먹으면 휘딱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고, 그 짓을 반복하는 샐과 딘이 부럽기도 했겠다. 미국 횡단기는 길 위에서보다는 올리버 색스 박사가 모터사이클 타고 혼자 한 여행-온더 무브-이 조금 더 재미있고 감동 느끼며 읽었던 것 같다. 그것도 7년 전이라 이제 기억도 안 나. 얘들은 그냥 어느 동네든 시궁창 밑바닥 같은 데서 뒹굴고 벌레에 쏘이고 몰고 가던 차는 다 고장내고 개고생을 하는데도 그게 고생이라 생각 안 하고 들짐승들처럼 에너지 넘치게 신나게 쏘다닌다.

지금은 이 이야기 속 인물상을 빌려온 사람들 다 죽었을 것 같다. 술에 마약에 아무데나 돌아다니다가 몸뚱이가 일찍 닳았을 것 같다. 그래도 쓰니까, 쓰이니까 남는다. 개고생도 방탕함도 자유와 스릴로 치장할 수 있다. 진짜 길은 못 떠나고 글로 못 가본 세상을 상상하고 그릴 수는 있겠는데 지금은 그것도 잘 못하겠다. 그러니까 재미없을 거 알면서 꾹 참고 읽는 거지. 읽는 건 내 몫이다.

그나저나 2권은 남은 소설만큼 엄청 두꺼운 해제 모음이 부록으로 딸려 있는데 그건 안 읽었다. 저자의 삶을 이해해야 받아들일 수 있는 소설이라면 쓸데 없다. 케루악의 인생은 안 궁금해. 샐과 딘이 미국과 멕시코 구석진 곳들을 보여줬으니 그랬구나 하고 됐다.

+밑줄 긋기
-근사한 차가 바람 소리를 내고 평원을 두루마리처럼 펼쳐 가며 뜨거운 콜타르를 가로질렀다. 당당한 배였다. 눈을 뜨자 부채같이 펼쳐졌다. 우리는 그 새벽 위로 곧바로 내던져지고 있었다. (89, 문학은 치장이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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