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참을 수 없는
  • 우리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 로이 밀스
  • 18,000원 (10%1,000)
  • 2024-11-30
  • : 2,212
-20250910 로이 밀스.

나도 내가 몸에, 뼈와 근육에 진심인 줄 잘 몰랐다. 정신차리고 보니 해부학이니 근육이니 들어가는 책이 한 코너를 이룰 만큼...막상 읽은 건 까해만 만화책 1,2권이랑 이번에 읽은 이 책이 다야…
원제는 ‘Muscle‘ 그리고 부제가 번역서의 제목이 되었다. 말미에서 근육 외의 움직임 요소를 다루긴 하지만, 책의 9할은 근육을 여러 분야의 다양한 관점으로 고찰한다.

수능 생명과학 공부할 때, 비교적 덜 어려운 추론형이라는 근수축 문제가 내게는 참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근육원섬유의 겹치거나 겹치지 않는 부분이 비례해서 줄고 늘고 하는 걸 퍼즐처럼 푸는 산수문제였다. 그저 미오신이랑 액틴이랑 어떤 메커니즘으로 근육을 수축, 이완시키는지, 거기에 ATP가 어떻게 기여하는지, 이런 거나 배우면 좀더 생명 과학에 가까웠을 것 같다. 내가 끝내 못해서 욕하는 건 아니고, 시험에서 재빠르게 숫자놀음해서 I대 길이, 겹치는 부분 길이, M대 길이, 이런 거 빈칸 채우기 하는 건 헛짓거리 같다. 그렇지만 좋은 대학에 가려면 현 교육과정에서는 마스터해야 할 헛짓… 못하면 근수축 문제는 쉽잖아, 하고 다른 수험생들에게 비웃음도 당하는 그런 헛짓….

근육은 아니지만 뼈와 뼈를 연결하는 발목 인대 파열, 운동하다가 생긴 아마도 뼈와 근육을 연결하는 어깨 쪽(아마도 회전근개) 염증, 이런 부상을 입다보니 근육에 관해 더 관심이 생겼다. 덤벨들고 1,2,3,4kg 숫자를 늘려가고 단백질 음료를 맛별로 챙겨 마시는 것도 뭐 근육량...그놈의 골격근량 때문이겠죠… 작년 말 수험생활 마치고 몸무게는 44킬로그램대가 되었는데 체지방이 많고 골격근량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라는 데 충격을 받았었다. 나도 근육맨 되고 싶은데… 현실은 멸치...

저자 선생님은 근육을 세계 최고의 모터라고 칭송한다. 지금 내가 이렇게 손가락과 눈알을 이리저리 움직여가며 이 글을 쓰는 것도 소근육들이 협응하지 않으면 불가능했을 일… 내 뱃속의 번데기들(저녁으로 먹었는데 너네는 골격근 없고 외골격만 있나?)을 소화시키는 것도 민무늬근 내장근육이 내가 ‘소화시켜!’ 명령하지 않아도 저들 알아서 하는 일… 우리(비건님들 빼고)가 그렇게 맛있게 먹어대는 고기도 이전에는 누군가의 근육… 노령화되고 몸이 쇠약해지다가 결국 근육 손실로 사망에 이르는 걸 보면 장수, 건강의 비결은 근육에 있는 게 맞는 것 같고...그래서 산책 다니다보면 어르신들이 그렇게나 공원과 동산의 기구들을 열심히 얍얍 하고 계신가 보다.

오래도록 안 아프고 건강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은 이 책 같은 근육 이야기, 몸의 운동 이야기 공부하면 뭘 어째야 할지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아프면 아픈 것도 아픈 거지만 내 가까이의 사랑하는 사람들 걱정시키고 함께 보낼 행복한 시간도 줄어들고 그렇더라고요… 운동 뿐 아니라 공부고 글쓰기고 노래고 뭐고 다 근육으로 하는 겁니다. 저자 선생님한테 근육짱짱병이 옮았다!!!

+밑줄 긋기
-끈 모양의 힘줄은 인대를 구성하는 질긴 섬유질 물질과 동일한 물질로 구성돼 있다. 인대는 관절을 가로질러 뼈와 뼈를 연결하는 반면, 힘줄은 관절을 가로지르지만 근육과 뼈를 연결한다. 따라서 근육이 수축하면 근육-힘줄 쌍이 관절을 벌리거나, 좁히거나, 회전시킨다. (59, 이제 힘줄이랑 인대 헷갈리지 말아야지…)

-예를 들어, 근육의 모세혈관 밀도가 증가함에 따라 산소 전달이 용이해져 근육 피로의 시작이 지연된다. 심폐시스템의 적응은 운동 능력과 수행능력을 더욱 향상시킨다. 골격근 세포의 미토콘드리아는 반으로 쪼개졌다가 다시 늘어나는 것을 반복하며 반응하고, 이는 에너지가 풍부한 글리코겐과 지방을 저장하는 세포의 능력을 향상시킨다. 이 과정에서 세포나 미토콘드리아 모두의 크기가 눈에 띄게 변하지는 않는다. 전반적으로 지구력 훈련은 근육을 더 튼튼하게 만들지만 더 크게 만들지는 않는다. 노화, 그리고 노화에 의한 근력 약화는 골격근의 미토콘드리아 수 감소와 관련이 있으며,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이 주는 자극에 의해 부분적으로 완화된다. 현재로서는 미토콘드리아 수가 노화의 조절자인지 아니면 단순한 표지자인지는 불분명하다. 어느 쪽이든 유산소 운동은 효과가 있다. (146, 여기서 미토콘드리아 또 만나서 반갑구요… 좀 더 오래 젊으려면 유산소 하시구요. 유산소 운동-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수는 증가하나 세포나 미토콘드리아 크기는 별로 안 변함)

-(근력) 운동 자극으로 인해 세포의 크기는 커지지만 세포의 수 자체는 늘어나지 않는다. 또한 그 과정에서 미토콘드리아 대사 활동도 증가해 미토콘드리아는 더 많은 양의 ADP를 ATP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변화를 일으키려면 점진적인 과부하(스트레스)가 필요한데, 저항을 높이거나 훈련 세션에서 저항을 받는 횟수(렙, 반복횟수)를 늘리는 방식이 있다. 즉, 근육은 “긴장을 받는 시간” 또는 “훈련의 양”에 반응한다. (147, 쪼렙은 저항 높이기=증량하다 저처럼 염증 생기기 쉽구요… 반복 횟수를 늘리는 편이 나았겠구요…)

-근육 기억이란 이전에 훈련을 해 컨디셔닝이 돼 있었지만 현재는 컨디셔닝이 되어 있지 않은 근육이 다시 훈련을 하면 이전의 컨디셔닝 상태로 빠르게 회복된다는 뜻이며, 실험 동물과 사람 모두에서 관찰된 바 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저항 운동에 대한 반응으로 근육 섬유가 핵을 추가하여 섬유 확대를 지원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운동을 하지 않아 근육이 운동 전 상태로 돌아가더라도 추가된 핵은 그대로 남는다. 따라서 다시 운동을 시작하면 조금만 노력해도 이미 늘어나있는 핵 덕분에 근육이 빠르게(다시) 성장할 수 있다. (150, 오 그러니까 근손실 너무 걱정말고 다쳤으면 충분한 휴식을…)

-우리가 현실적으로 궁금한 것은 정기적으로 저항 운동 위주의 근육 운동을 한 사람이 운동을 멈췄을 때 얼마나 오랫동안 근육량과 근력을 잃지 않고 유지할 수 있는지다. 휴식을 취한 뒤 웨이트 트레이닝을 재개하면 근육을 이전에 훈련한 상태로 회복할 수 있을까? 첫 번째 질문의 경우, 운동을 하지 않는 첫 3주 동안에는 측정 가능한 근력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후 근육은 훈련 전 상태로 되돌아가기 시작하지만, 노인의 경우에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얻은 근육의 일부가 최대 6개월 동안 유지된다. 또한 훈련을 재개하면 근육 성능이 회복될 수도 있다. 근력에 대한 조언은 “사용하지 않으면 잃는다”가 아니라 “사용하지 않아 천천히 대부분을 잃더라도 절망하지 말라. 회복할 수 있다”가 되어야 한다. (151, AI놈들도 제대로 설명 못해주던 요즘 가장 궁금한 질문에 이 책이 콕 집어 숫자까지 대면서 알려줬다.)

-적절한 단백질 섭취의 이점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없다. 예를 들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경우, 현재의 지배적인 조언은 근육이 가장 필요로 하는 때에, 즉 운동 직후에 근육에 20그램의 단백질을 보충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다양한 음식의 단백질 함량을 보여주는 표를 보고, 여러분의 식단과 맞으면서도 맛있고, 고칼로리가 아니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출근하기 전에 스테이크를 먹기는 너무 부담스럽고, 대부분의 단백질바는 칼로리 함량이 너무 높다. 씹는 것을 좋아한다면 육포를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물에 섞어 마시는 단백질 파우더도 좋은 선택이다. (181, 헛짓거리 안 했던 거군...하고 안도하는 단백질 음료 처돌이)

-근육이 수축하고 있는 동안에 갑자기 근육을 길게 잡아 당기면 뭔가가 끊어진다. 이때 손상을 입는 부위는 힘줄과 뼈의 연결일 수도 있고, 힘줄이나 근육 자체, 또는 근육이 힘줄로 바뀌는 접합부일 수도 있다. 이 경우 날카로운 통증, 찢어진 혈관으로 인한 국소적인 멍, 그리고 부기가 발생한다. 그후에는 근육이 수축할 때마다 통증이 발생한다. (227, 운동 배우기 전에 내 몸에서 뭔가가 끊어질 수 있다는 것을 먼저 배우는 게 부상 예방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난 사후적 배움이다만…아니네 ‘운동독립’에서 부상 예방 그렇게 강조하는데도 다 까먹었던 것...)

-나는 편견이 없는 사람이지만, 근육이 세계 최고의 모터라고 당당히 주장하고 싶다. 이런 생각은 내가 만든 다음과 같은 기준에 기초한다. 그 기준은 내구성, 확장성, 보편성, 다용도성, 적응성, 효율성, 실용성 그리고 미학적 가치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모터는 이 모든 척도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해야 한다. (…) 100년 동안 계속 사용된 후에도 완벽하게 작동하는 전기 모터나 내연기관이 얼마나 있을까? 그린란드 상어처럼 500년 동안 계속 기능을 유지하는 전기모터나 내연기관이 있을까? 이와는 대조적으로, 수축하는 액틴/미오신 유닛은 수백만년 동안 존재해왔고, 완보동물에게서는 놀라울 정도의 회복력을 보인다.(…) 액틴/ 미오신 이외의 모터는 이런 극한 환경을 견디기 어렵다. 따라서 내구성이라는 기준에서 나는 근육에게 찬사를 보낸다. (309-310, 근육 내구도 짱짱 하는 근육 전문가 선생님의 자부심이 느껴짐. 이후로도 확장성 짱, 보편성은 2등, 다용도성(육해공 다) 짱, 효율성은 좀 애매해...한다. 실용성과 미학적 가치는 뭐 그때그때 다르죠--그치만 나는 근육보다 더 실용적이고 매혹적인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한다.)

-MRS GREN을 잊지 말길 바란다. 분자 모터가 움직임(M)을 담당한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 책에서 보았듯이, 분자 모터는 우리 몸의 다른 기능들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나팔관에 섬모가 없다면, 정자에 편모가 없다면, 자궁에 근육이 없다면 생식(R)이 가능할 수 있을까? 소리에 대한 감각(S)은 귀 안의 작은 근육과 전기 활성화 분자 모터에 의한 변조와 증폭이 필요하고, 많은 동물은 소리가 나는 위치를 파악해 소리를 더 잘 듣기 위해 외이를 움직이는 것이 생존에 중요하다. 미각, 후각, 시각도 움직임으로부터 이익을 얻는다. 성장(G)은 액틴과 미오신이 협력해 한 개의 세포를 두 개로 반복적으로 분할하는 과정인 세포 분열을 수없이 많이 요구한다. 호흡(R)은 흉벽과 횡격막을 움직이는 근육을 요구하며, 코와 기관지의 섬모는 호흡기를 깨끗하게 유지한다. 배설(E )은 수뇨관의 연동운동, 방광을 조절하는 괄약근의 움직임에 의존한다. 영양(N)은 소화계를 둘러싼 민무늬근의 도움을 받는다. (314, 주마등 같은 나가는 말의 일부를 퍼 왔다. 로이 밀스 선생님께서 잊지 말라고 하시잖아…)

-아직은 저항 운동이 내 삶을 바꾸었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저항 운동을 하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고, 다음 세션을 기대하게 된다. 또한 나는 저항 운동을 함으로써 내 건강을 적극적으로 챙기고 있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식단 관리를 더 정밀하게 하게 된 것도 저항 운동이 내게 준 보너스다. (316, 저도 비슷한 느낌을 알게 되어서 다행일까요. 반대로 저항 운동을 못하면 좀 안타까워 집니다. 중독일까요...)


+나의 해부학+인체 콜렉션
+운동 안 하면 큰일 날 것 같은 무서운 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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