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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의 대화
  • 한국사, 한 걸음 더
  • 한국역사연구회
  • 19,800원 (10%1,100)
  • 2018-09-09
  • : 404

잘 짜여진 글도 재미있지만 이렇게 자유분방한 방식의 글 모음도 나름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1장은 글은 한국사에 대한 전체적인 시각을 던져주는 글이고 2장 이후는 시대사별로 그것도 고대부터 나가는 것이 아니라 현대부터 근대 조선... 역으로 시간을 배치한 점이 이채롭다. 기존의 연구 성과를 되돌아보면서 앞으로의 연구가 나아갈 방향과 관련해 자유롭게 문제인식을 던지고 있어 한편으로는 거칠고 한편으로는 생생한 글이 많다. 지금까지 생각해 보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불쑥불쑥 튀어 오른다.

 

내제적 발전론에 따른 한국사의 체계화가 한국사의 전개 과정을 서구의 역사발전과정에 입각해 다소 도식적으로 이해하려는 폐해가 나타났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역사의 기본 줄기가 변화하는 양상에만 지나치게 관심을 두다 보니 각 시기마다 여러 공간 속에서 공시적으로 존재했던 다양한 역사 주체들을 간과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 지역사(향토사)가 연구 대개는 지역의 우수한 것을 드러내는 데 익숙하다. 그러나 전체적인 역사 전개의 일부로서(모자이크처럼) 존재하는 측면도 있지만 저항 혹은 독립적으로 존재하기도 하고(그래서 역으로 전개되는 측면도 존재), 속도 차이가 나타나기도 한다. 공간에 따라 역사 전개의 다양성은 역동성하고도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역사의 실체일 지도 모른다. 그리고 더 따져보면 그것이 내재적 발전론이 아니더라도 기존의 역사 이해가 가지는 맹점의 주요 측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봤다.

 

환경사, 질병사, 인구사 등의 문제 인식도 눈여겨 볼 만하고 장애사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장애인에 대한 제도적 차별이 본격화한 것은 근대 이후라는 점이고 장애인들은 오랫동안 권리의 주체라기보다는 사회적 낙인과 일방적 시헤의 대상으로만 여겨지면서 사회의 정당한 일원으로서의 권리를 제대로 향유할 수 없었다는 지적. 장애사는 역사학이 장애인에 대한 혐오에 어떻게 공모해 왔는지 돌아보게 하고 그동안 근대 역사학이 전재해 온 표준적인 인간상은 젊고 건강한 남성을 모델로 함으로써 인간은 독립적이고 타인의도움없이 살아갈 수 잇는 존재라는 허구적 인간상을 생산해 왔다는 것... 이런 측면에서 역사를 되돌아보고 인간상에 대한 성찰도 필요하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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