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lulujw7님의 서재
  • 운명은 의심을 멈추는 순간 시작된다
  • 잔다르크
  • 16,020원 (10%↓890)
  • 2026-09-21
  • : 385
《운명은 의심을 멈추는 순간 시작된다》 잔다르크 지음 #클래시카

여장부로 전장에 나갔다가 승리로 이끌었지만 이단으로 몰리며 화형으로 생을 마감한 잔다르크. 딱 이 정도만 알고 있었다. 어린 소녀가 어떻게 군대를 이끌 수 있었는지, 무엇이 그녀를 그렇게 움직이게 했는지는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이 책에서 만난 잔다르크는 내가 알고 있던 ‘프랑스를 구한 성녀’보다 훨씬 선명했다. 농민 가정에서 태어나 특별한 자격도, 경력도, 누군가의 허락도 없었다. 그런데도 자신에게 주어진 길이라고 믿는 것을 향해 움직였다. 오를레앙 포위전을 이끌고 샤를 7세의 대관식까지 성사시켰지만, 결국 붙잡혀 열아홉의 나이에 화형당했다. 훗날 재심을 통해 판결은 무효가 되었고 성인으로 시성되었다.

책의 목차를 따라가다 보면 잔다르크의 이야기는 어느 순간 지금의 내 이야기처럼 다가온다. ‘자격과 경력이라는 허상에서 탈피하라’, ‘타인의 시선이라는 감옥에서 벗어나라’, ‘완벽한 계획보다 압도적인 실행력이 전세를 뒤집는다’는 문장들이 계속 걸린다. 우리는 시작하기 전에 자꾸 자격을 확인한다. 경력이 있어야 하고, 잘할 수 있어야 하고, 누군가 인정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잔다르크는 그 순서를 거꾸로 살았다. 준비가 끝난 뒤 움직인 것이 아니라 움직이면서 자신의 자격을 만들어갔다. 실행하고 기세가 있어야 하며 과감해야한다.

특히 ‘남들이 정해준 한계선은 기꺼이 짓밟고 넘어서라’는 말이 오래 남는다. 살다 보면 내가 정한 한계보다 남들이 정해놓은 기준에 더 많이 갇혀 살 때가 있다. 내가 정해놓은 한계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나를 낮게 볼때가 있다. 나에게 가능하냐보다 남들이 어떻게 볼지를 먼저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하고 싶은 일도, 새로운 도전도 시작하기 전에 접게 된다. 전에는 될까? 에서 멈춰서 쉬쉬하며 몸을 사렸다면 이번엔 좀 다르다고 해야할까. 미래를 위해 확신하고 확언하고 움직여야 한다.

잔다르크가 대단한 이유는 두려움이 없어서가 아니라 두려움보다 자신이 믿는 것을 앞에 두었다는 데 있는 것 같다. 결국 그녀의 육신은 불에 타 사라졌지만, 그녀가 끝까지 놓지 않았던 신념은 사라지지 않았다.

‘의심을 멈추는 바로 그 순간, 당신의 운명이 시작된다.’

운명이라는 거창한 말보다 나는 이 문장을 이렇게 받아들이고 싶다. 계속 생각만 하고 있는 것과 실제로 한 걸음 내딛는 것은 전혀 다르다. 완벽하게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다 보면 시작할 수 있는 날은 오지 않는다.

나 역시 요즘 새로운 것들을 시작하면서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하지만 어쩌면 필요한 것은 확신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의심하면서도 일단 한 발 내딛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잔다르크는 자신의 운명을 기다리지 않았다. 스스로 깃발이 되어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세상은 걷고 있는 사람을 뒤늦게 알아봤다. 운명은 기다리는 사람에게 오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사람의 뒤에서 시작되는 것일 테니까.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