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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스로 왕이 될 수 없다면 왕을 만드는 자가 되어라
  • 정도전
  • 16,020원 (10%890)
  • 2026-09-07
  • : 490
《스스로 왕이 될 수 없다면 왕을 만드는 자가 되어라》 정도전 #편집결 #결출판사 #신간 #책이올때칼집이ㅜㅜ

책장을 넘기며 만난 정도전의 문장들은 좋았다. 고려 말 조선 초의 혼란기, 단순한 참모나 무신 이성계의 조력자를 넘어 조선이라는 나라의 전체적인 국가 설계도와 구조를 직접 짜 내려간 인물. 자신만의 기개와 엄격한 규칙으로 시대를 돌파했던 정도전의 삶을 마주하며, 문득 ‘지금 우리 시대에는 과연 정도전과 같은 커다란 그릇을 가진 이가 있는가’ 하는 씁쓸한 질문이 떠올랐다. 예나 지금이나 혼란스러운 건 마찬가지겠지만 말이다.

책의 1-3챕터에서는 "세상이 나를 외면한다면 다시 새 판을 짜라"고 말한다. 정도전 역시 귀향과 야인의 세월을 거치며 세상의 변방으로 밀려났던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는 대신 기존의 판을 뒤엎고 자신만의 판을 설계했다. 처음엔 서투를지 몰라도 자신의 가치관과 원칙으로 채워 넣으면 결국 그 새 판이 세상에 통하게 된다는 진리를 그는 삶으로 증명해 냈다. 세상이 나를 억까(최신유행어)하더라도 나의 판을 설계하라.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와닿았던 구절은 "습관은 결심보다 힘이 세다. 그래서 해야 할 일은 더 굳게 결심하는 것이 아니다. 배분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라는 문장이었다. 평소의 나를 돌아보면 보기보다 의지가 그리 강하지 못한 편이다. ‘닥쳐서 하면 되지’라는 핑계로 야금야금 미루다가 막상 기회가 와도 준비 부족으로 걷어차 버릴 위험에 노출되곤 했다. 실패하거나 도전을 해도 안되는 이유는 다들 알고있다. 나처럼...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기회는 사치라는 것을 알면서도 매번 타성이라는 습관에 안주하려 했던 것이다. 나는 변화가 무쌍한 환경에 자주 노출되다 보니 본능적으로 안정을 찾게 되었지만, 진짜 변화를 원한다면 머릿속의 생각을 즉각적인 행동으로 옮기는 '일상의 배분 구조'부터 바꿔야 함을 깨달았다.

또한, 나의 실행력을 가만히 되짚어보았다. 나는 다소 즉흥적인 편이지만 계획을 세울 때는 나름대로 치밀하게 접근하려 애쓴다. 그러나 실제 그 계획대로 완벽히 실행되는 비율은 겨우 40% 남짓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획을 세우는 행위’ 자체가 무의미한 것은 아니었다. 밑그림을 그려본 경험이 있기에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겨도 대처하는 유연함이 생기기 때문이다.

정도전은 스스로 꼭대기에 올라 왕이 되려 하지 않았다. 대신 가장 밑바닥에서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리는 지혜를 택했다. 꼭대기를 탐하는 어리석음에 빠지지 않고, 내 삶의 판을 능동적으로 디자인하는 지혜로운 설계자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한다. 꼭대기만 탐하면 금세 무너지리라. 그리고 안주하려는 약한 의지를 이겨내고, 매일의 일상을 능동적인 습관으로 재배치하는 것. 그것이 내가 정도전이라는 거장의 삶에서 배운 진짜 '새 판 짜기'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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