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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lujw7님의 서재
  • 나에게 다정해도 괜찮아
  • 신은영 외
  • 14,400원 (10%800)
  • 2026-08-03
  • : 200
《나에게 다정해도 괜찮아》 신은경 | 강신혜 | 주상희 | 윤근영 | 윤은채 | 정현숙
#문학책방 #돌봄에지친당신에게

사람은 누구나 돌봄을 필요로 하기도 하고, 누군가를 돌보기도 한다. 《나에게 다정해도 괜찮아》는 여섯 명의 저자가 각자의 생애주기에서 마주한 돌봄의 시간을 담아낸 에세이다. 누군가를 돌보는 일이 얼마나 많은 마음과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정작 자신을 돌보는 일은 얼마나 쉽게 뒤로 밀려나는지를 이야기한다.

책을 읽으며 이것이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이미 겪고 있고, 앞으로도 겪게 될 돌봄의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키우고 가족을 돌보며 살아온 시간 동안 해야 할 일은 늘 많았다. 그러다 보니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보다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먼저 생각하며 살아온 것 같다. 출산 후 전업주부로 살아온 지 벌써 13년이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고 나니 조금씩 내 삶을 돌아보게 된다. 당장 해야 할 일들은 여전히 넘쳐나지만, 이제는 나도 머리를 쓰고 나를 개발하며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단순히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아니라, 앞으로 내가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갈지 구체적으로 그려보기 시작했다.

물론 마음에 걸리는 상황들은 여전히 많다. 가족을 돌보는 일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어떻게 함께 가져갈 것인지,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생길 여러 부담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모든 것을 해결한 뒤에 나를 돌보겠다고 한다면 아마 계속 미뤄질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내게도 시간을 조금 내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가사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아이들이 커갈수록 교육비를 비롯해 들어가는 비용도 많아지고, 남편 혼자 벌어 감당하는 것보다 나도 함께 벌어 가정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간절해졌다. 하지만 그 마음의 바닥에는 단순히 돈을 벌고 싶다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13년 동안 가족을 위해 살아온 나에게도 이제는 나만의 일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진로에 대해 이렇게 깊이 고민해본 것이 중학생 때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잠을 설칠 만큼 생각하고, 앞으로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것도 참 오랜만이다. 돌봄은 계속되겠지만, 돌봄 속에서 나를 잃어버릴 필요는 없다. 가족에게 다정한 사람이 되는 것만큼 나에게도 다정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어쩌면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 ‘나도 이제 내 삶을 조금 챙겨도 괜찮다’고 허락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돌봄에 지친 사람에게 쉬어가라고 말하는 동시에, 다시 자신의 삶을 바라보라고 말하는 책처럼 느껴졌다. 나 역시 이제는 가족의 삶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내 삶도 함께 그려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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