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찬와이
lulujw7 2026/07/2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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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찬와이지음 #민음사
중화권 작가의 소설은 읽어본 적이 있었던가. 제목이 동생이라 더욱 눈길이 갔다. 홍콩의 베스트셀러이자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한 찬와이의 첫 장편소설. 2023년 타이완 골든문학상을 수상했고,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이 소설은 홍콩의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시절, 거리로 나선 젊은이들의 삶과 그 안에서 피어난 가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회의 혼란 속에서도 누군가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버텨낸다. 그 모습이 낯설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문장은 엄마의 말이었다. "커다란 슬픔은 나도 다 알아. 하지만 스스로 감당해야만 해. 그건 외로움은 누가 구제해줄 수도 없어. 어쩌면 신앙이 구원해줄 수도 있겠지만 나는 모르겠어. 이건 윤곽이 얼어 준 문이고, 거긴 혼자만 통과할 수 있는 문이야. 다른 사람은 아무리 기고 들어갈 수 없어."
이 문장을 읽는 순간 한참 동안 페이지를 넘기지 못했다. 살아가다 보면 누구에게도 대신 맡길 수 없는 슬픔이 있다. 아무리 가까운 가족이라도,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대신 견뎌줄 수 없는 시간들이 찾아온다. 결국 그 문은 스스로 통과해야 한다. 그래서 삶은 때때로 외롭다.
이제는 모두 어른이 되었지만 형제라는 관계를 생각하면 나이와 상관없이 서로를 바라보는 마음은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책 속의 이야기는 홍콩이라는 특별한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형제와 가족을 향한 마음만큼은 지금을 살아가는 내 삶과도 닿아 있었다.
철학적인 느낌으로 다가온 부분도 있었다. 누구에게나 해결해 줄 수 없는 고통과 외로움, 극단적인 우울의 시간이 찾아올 수 있다. 그 순간에는 결국 자기 자신이 견뎌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혼자인 것은 아니다.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버틸 힘을 얻는 순간이 분명 있다. 함께 같은 길을 걸어준다는 사실만으로도 삶은 조금 덜 무너지겠지.
광장에서 삶의 의지를 되찾아 가는 청춘들의 모습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 서로가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 절망을 견디고 희망을 만들어 가는 모습은 깊은 울림을 남겼다. 시대는 달라도 사람은 결국 사람으로 인해 살아갈 힘을 얻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꼈다.
단순히 홍콩 민주화 운동을 그린 소설이 아니었다. 상실과 외로움, 가족과 연대, 그리고 끝내 살아가려는 의지를 이야기하는 작품이었다. 책장을 덮고 나니 내 곁의 가족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고, 누군가의 곁을 묵묵히 지켜주는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읽고 난 뒤에도 오래 마음에 남아, 조용히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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