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릴 때마다 나는 도스토옙스키를 읽는다
lulujw7 2026/07/12 23:23
lulujw7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흔들릴 때마다 나는 도스토옙스키를 읽었다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 16,020원 (10%↓
890) - 2026-06-20
: 1,060
《흔들릴 때마다 나는 도스토옙스키를 읽었다》도스토옙스키 #출판사닻
책 제목을 보는 순간 마음이 끌렸다. 흔들리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나 역시 살면서 수없이 흔들렸고, 그럴 때마다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다잡곤 했다. 그리고 깨달음은 한순간에 사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자신을 닦아 가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다시 배우게 되었다. 책의 목차만 읽어도 마치 지금의 나에게 하는 말처럼 느껴졌다. '알량한 긍정과 위로를 집어치워라', '타인의 시선이라는 감옥에서 탈출하라', '내면의 추악함과 모순을 정면으로 끌어안다', '시베리아의 혹한을 뚫고 나아가는 마음가짐'. 짧은 문장이지만 하나하나가 내 마음을 찔렀다. 결국 이 책은 세상을 바꾸는 방법보다 나를 먼저 바로 세우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특히 '타인의 시선이라는 감옥에서 탈출하라'는 말이 오래 남았다. 나는 착한 사람이 되고 싶었나보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싶은 마음이 컸었나보다. 인정욕구에 목이 말라있었나보다. 그래서 돌이켜 보니 그 마음속에는 인정받고 싶은 욕심도 있었고, 누군가의 기대를 충족시키려는 마음도 숨어 있었다. 좋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는 동안 정작 나는 나 자신을 얼마나 아끼고 있었는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책은 행복도 결국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이제는 내면을 단단하게 만드는 연습을 하고 싶다. 나를 더욱 아끼고, 내가 만들어 가고 싶은 삶을 천천히 걸어가고 싶다. 남의 기준이 아니라 내 기준으로 살아가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착한 사람 콤플렉스'였다. 저자는 작은 거절부터 연습하라고 말한다. 그 문장을 읽으며 괜히 마음이 뜨끔했다. 나는 부탁을 거절하는 것이 미안했고, 상대가 실망할까 봐 내 마음을 뒤로 미루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모든 부탁을 들어주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나를 지키지 못하면 결국 누구도 제대로 도울 수 없다. 때로는 분명하게 거절하는 용기가 건강한 관계를 만든다는 사실도 배웠다. 인연에 대한 이야기도 깊이 남았다. 예전에는 떠나는 사람을 붙잡으려고 애썼다. 관계가 멀어지는 것이 실망을 주는것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인연은 그대로 두고, 서로에게 상처만 남기는 관계라면 담담하게 놓아줄 줄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인연을 끝까지 붙드는 것이 사랑이 아니라, 서로를 위해 적당한 거리를 인정하는 것도 성숙함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무엇보다 이 책은 내가 얼마나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며 살아왔는지를 더욱 돌아보게 했다. 나는 종종 다른 사람의 평가에 마음이 오르내렸고, 인정받으면 기쁘고 그렇지 않으면 쉽게 위축되곤 했다. 하지만 내 삶의 중심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 자신이어야 한다.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흔들려도 다시 중심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스토옙스키는 인간의 연약함을 누구보다 깊이 들여다본 작가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도 인간을 비난하기보다 이해하게 만들었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먼저 돌아보게 했다. 책을 읽으며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를 계속 묻게 되었다. 이제는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보다, 나다운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
하루아침에 사람이 달라질 수는 없다. 하지만 매일 조금씩 나를 닦아 가고, 타인의 시선보다 내 삶의 본질을 바라보고, 거절해야 할 것은 거절하며, 소중한 인연은 감사히 품고 살아간다면 어제보다 조금 더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흔들리는 순간마다 다시 펼쳐 보고 싶은 책이었다.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