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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lujw7님의 서재
  • 넛지 디자인
  • 석지현
  • 17,820원 (10%990)
  • 2026-05-09
  • : 2,550
#넛지디자인_석지현 #모티브 #무의식을지배하는디자인 #넛지 #신간

가장 흥미로웠던 건 디자인이 단순히 예쁘게 꾸미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행동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만드는 장치라는 점이었다. 강요하지 않지만 어느새 선택하게 만드는 힘. 나는 디자인이라고 하면 늘 미술 전공자나 감각적인 사람들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색 조합도 어렵고 사진 구도도 모르겠고, 무엇을 어떻게 배치해야 세련돼 보이는지 늘 막막했다. 그래서 디자인과 나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 여겼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디자인은 거창한 재능 이전에 사람이 무엇을 보고 편안함을 느끼는가를 고민하는 과정이라는 걸 알게 됐다. 내가 예전에 옷가게에서 일하며 옷 매칭을 자연스럽게 했던 경험도 어쩌면 작은 디자인 감각의 일부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색을 함께 입으면 안정감이 있는지, 어떤 조합이 사람을 더 밝아 보이게 하는지 몸으로 익혔던 셈이다. 감각이 전혀 없는 사람이 아니라, 다만 그것을 디자인이라는 이름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최근 미술 작품을 보러 다니고, 유화 컬러링처럼 번호에 맞춰 색을 채우는 작업을 하는 것도 같은 흐름 안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단순한 취미라고 여겼는데, 색을 오래 들여다보고 명암과 분위기를 따라가다 보니 예전에는 지나쳤던 것들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탁월히 전공자나 타고난 사람만큼은 아니더라도 공간의 분위기나 사진의 균형도 예전보다는 조금 나아졌다는 소리를 듣게된다. 감각이라는 것도 타고나는 부분만 있는 게 아니라 반복해서 보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길러지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지금 운영하는 블로그와 인스타그램도 조금은 다르게 만져 볼 생각이다. 나는 그동안 내용만 좋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사람은 첫 화면과 분위기로 먼저 판단한다. 사진의 톤, 글의 배치, 색감, 문장 간격 같은 작은 요소들이 그 공간의 첫인상을 만든다. 책에서 말하는 넛지처럼, 보는 사람이 편안하게 머물고 싶게 만드는 흐름이 필요한 것이다. 억지로 화려해질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내가 어떤 분위기를 만들고 싶은지는 고민해야겠다고 느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디자인이 결국 삶의 태도와도 연결된다는 점이다. 옷차림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지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요즘은 옷을 입을 때도 예전보다 조금 더 신경 쓰게 된다. 디자인을 모른다고 생각했던 내가, 사실은 아주 천천히 감각을 배우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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